푹신·편안한 컴포트슈즈 내구성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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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신·편안한 컴포트슈즈 내구성은 '글쎄~'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10월 27일 0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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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레탄 재질 바닥창 수명 한계… "재료 비율 잘못되면 불량"
   
 

국내 구두업체에서 구입한 컴포트화를 약 1년정도 신고 있는 직장인 A씨는 최근 해당 제품 폐기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발등과 발목을 감싸는 신발 가죽부위는 멀쩡한 반면 푹신한 재질의 바닥창은 터지고 갈라져 차마 신을 수가 없었다.

기존에 신다가 버린 오래된 신발들은 가죽이 닳거나 박음질 부위가 터져서 신발로써의 역할이 불가능했었다. 착용한 기간도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을 넘길 정도였다. 이번처럼 단기간에 바닥창이 헤져 신고 외출하기가 창피했던 경우는 처음이었다.

제품 하자라고 판단한 A씨는 판매업체 측에 항의했다. 업체 측은 제품 제조과정에 하자가 있었던 것 같다며 무상수선을 제안했다. A씨는 찜찜한 기분이 가시질 않았다.

◆ 바닥창 혼합비율 오류 '가수분해현상' 일으켜

푹신한 재질의 우레탄을 신발 바닥창에 사용한 초경량 신발들이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일반 운동화나 구두에 비해 내구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주의가 요구된다.

26일 국내 제화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2000억원대에 불과했던 국내 컴포트 슈즈시장 전체 규모는 올해 6000억원 안팎으로 크게 부피가 늘었다.

FnC코오롱 '제옥스', 아디다스코리아 '락포트', 금강제화 '바이오소프', EFC(옛 에스콰이아) '젤플렉스' 등이 대표적인 컴포트화 브랜드들이다. 이들 중 대부분이 수입제품인 것으로 파악됐다. 비슷비슷한 착화감과 성능을 발휘하지만 가격은 브랜드 인지도에 따라 수십만원대를 넘나들 정도로 고가다.

문제는 신발자체의 무게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바닥창에 폴리우레탄(우레탄)이라는 합성고무가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으나 내구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데 있다.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일반적으로 우레탄 바닥창은 합성수지와 고무를 적당한 비율로 혼합해 만든다. 물론 업체별로 그 비율은 다르다. 합성수지가 고무 함량에 비해 많거나 모자란 우레탄재료를 사용한 제품은 산소와 물과 결합해 터지거나 갈라지는 '가수분해현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A씨의 사례로, 비오는 날 한번 잘못 신고 나갔다가 영영 신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유사한 장면은 지난달 초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노출돼 소비자들 사이에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범야권 서울시장후보로 나선 박원순 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신발이었다.

사진작가 조세현씨를 통해 드러난 박 후보의 신발은 뒷꿈치 바닥 쪽이 그야말로 너덜너덜한 상태였다. 역시 우레탄 재질의 컴포트화인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달 초 사진작가 조세현 씨가 촬영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신발
◆ "신발 무게를 단 1g이라도 줄이려고 애쓰다 보니…"

익명을 요구한 제화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화업계의 컴포트화 제조) 기술력이 부족할뿐더러 유럽, 일본에 비해 도입이 크게 뒤떨어져 있어 수입∙판매 형식을 선호한다"며 "제품의 내구성은 일반 신발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발의 무게를 단 1g이라도 서로 줄이려고 애쓰다 보니 신발 바닥창 (우레탄) 재료에 고무보다 가벼운 합성수지의 함유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합성수지 자체가 충격이나 열에 약해 종종 제품하자가 발생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미소페 관계자는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저가 컴포트화들이 시장에 늘고 있다"며 "이들 제품의 결함확률이 아무래도 브랜드가 있는 제품들보다 높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컴포트화가 업체 별로 성능이나 재질에서 차이를 보일 수 있는 만큼 객관적 검증을 거친 제품인지 여부를 체크해본 뒤 구입하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아울러 컴포트화가 자신의 체형과 생활습관과 맞는지도 사전에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부 박모씨는 "가볍고 푹신한 것(컴포트화)이 무조건 좋은 줄 알았다"며 "앞으로는 재질이나 어떤 재료가 쓰였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겠다"고 말했다.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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