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냐 넌'…말씨까지 똑같은 AI에 생계 위협받는 성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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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냐 넌'…말씨까지 똑같은 AI에 생계 위협받는 성우들
  • 인터넷팀 admin@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04월 25일 13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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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텍스트, 이미지, 음성을 넘나드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발달이 '목소리'로 먹고 사는 성우들의 활동 영역까지 위협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아일랜드 성우 레미 미셸 클라크는 올해 1월 한 문자-음성 변환 웹사이트에서 '올리비아'라는 가상의 인물이 자신과 똑같은 말씨와 목소리를 내는 걸 발견했다.

이 웹사이트는 올리비아가 '오디오북'에 최적화한 깊고 차분한 목소리를 갖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었다.

올리비아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 본 클라크는 WP에 "당신의 목소리가 바뀌고 조작된 것을 보는 건 너무 기괴한 일"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생성형 AI 프로그램이 섬뜩할 정도의 정확도로 사람의 목소리를 구현해 내면서, 오디오북이나 비디오 게임, 광고에 등장하는 이름 없는 성우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목소리는 알려졌지만, 그에 대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을 만큼 힘이 없기 때문이다.

WP는 AI가 만들어내는 음성, 텍스트 등은 저작권 조항에서 다뤄진 적이 없어 성우들이 법적 보호를 받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회사와 성우 간 계약 체결 시 사측이 성우의 목소리를 제한 없이 활용할 수 있고 심지어 제3자에게 판매할 수 있다는 조항을 눈에 띄지 않는 깨알 글씨로 넣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실제 클라크의 목소리를 복제한 음성 변환 사이트의 개발자 닐 쓰로드는 WP에 "클라크의 목소리 샘플에 무제한 접근이 가능하도록 마이크로소프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그의 목소리를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크는 마이크로소프트 검색 엔진 '빙'의 아일랜드 버전을 녹음했다.

성우들은 사람들이 AI로 손쉽게 원하는 목소리를 얻는 미래가 온다면 현재 직업을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클라크 역시 "회사 입장에서 한 달에 27달러만 내면 사이트에서 실제와 같은 목소리를 쓸 수 있는데 뭣 하러 30초 녹음에 2천 달러를 지불하겠느냐"고 말했다.

클라크는 해당 사이트가 자신의 목소리를 삭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제3의 사이트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판매'될 가능성이 사라진 건 아니라고 걱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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