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호동의 '탈세' 소식이 전해졌다. 추석 연휴 가족들이 모두 모인 식탁 위에 단연 강호동이 대화의 주제로 올라왔다. 부모님은 믿지 못하겠다는 듯 기자에게 "강호동이 세금을 안 내려 한 것이 사실이냐"고 몇 번이나 물으신다. 40~50대 중년층에게는 막내 동생 같은, 60대 이상 어르신들에게는 아들 같은 강호동의 '탈세' 사실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으신 듯 하다.
국세청은 최근 강호동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여 수십 억원 대의 추징금을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호동 측이 각종 비용을 부풀려 소득을 축소한 정확을 확인한 데 따른 조치다.
업계에 따르면 강호동이 1년 간 받는 방송 출연료로만 20억 원이 넘는다. 여기에 광고료, 행사료까지 더하면 연 수익은 여느 중소기업 매출 수준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탈세 혐의로 조사를 이미 받았거나 받고 있는 연예인이 더 있다고 하니 국민 들이 받을 충격은 아직 남은 듯 한다.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들의 연이은 탈세 소식에 일부 국민들은 '배신감'을 넘어 '분노'를 느끼기도 했다.
사업가인 A씨는 "국민을 대표하는 MC 강호동이 세금을 피하려는 범법행위를 저질렀다"며 그를 고발 했다.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이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으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너무 몰아세우는 것 아니냐'는 동정론도 있지만 실망과 분노의 목소리에 묻히는 듯 하다.
악화된 여론에 부담을 느낀 강호동은 '잠정 은퇴'를 선언했다. 세금과 관련한 문제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국민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자신을 돌아보겠다는 약속도 했다.
연예인들 스스로도 잘 알고 있듯 '공인'이 짊어진 의무와 책임의 무게는 남들보다 조금 더 무겁다. 국민의 의무, 가장 기본적인 의무 중 하나인 납세의 의무를 져버릴 땐 가혹한 질책이 뒤따를 수 밖에.
방송에서 "어무이, 호동입니더"라며 한 시골마을의 어르신에게 자신을 소개하던 강호동의 모습이 기억난다. 빠듯한 살림에도 세금을 안내면 큰 일 나는 줄 알고 성실히 납부해온 '어무이'들 앞에 강호동이 다시 얼굴을 들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느 중년의 부부에게는 아들 딸 같은, 청소년들에게는 우상이기도 한 연예인들이 탈세 문제로 이들의 가슴에 상처 주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마음 한켠이 못내 찜찜하다. 대한민국 전체 고액 탈세계층을 놓고 봤을 때 강호동의 무게는 '깃털' 수준에 불과하다는 확신이 가시지 않는 탓이다.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