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 김윤호 기자] 소프트웨어로 만든 가상의 인간을 의미하는 '버추얼 휴먼'이 소비자들의 일상 속에 스며들고 있다. 광고를 찍고 화보 촬영을 하며 심지어 인기 아이돌로 데뷔했다. 이들이 그려낼 새로운 미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는 산하에 있는 버추얼 휴먼 전문회사 슈퍼랩스의 첫 번째 버추얼 휴먼 '모아(MOA)'를 최근 네이버쇼핑 '패션타운' 광고 영상을 통해 공개했다. 모아(MOA)는 프랑스어로 '나'를 뜻하는 'Moi'를 발음 그대로 표현한 이름이다. 모아는 향후 네이버의 각종 메타버스 서비스와 관련된 광고에 활용될 전망이다.
버추얼 휴먼은 통신사 광고 모델로도 등장했다. SK텔레콤은 지난 9월 자체 AI 음성 기술을 적용한 버추얼 휴먼을 자사의 대표 AI 서비스 'A.'(에이닷) 메인 광고모델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국내 이동통신사 가운데 최초 사례다.
SKT의 메인 광고모델로 발탁된 버추얼 휴먼의 이름은 '나수아'(SUA)다. 3D 버추얼 휴먼 개발기업 온마인드가 자체 기술력으로 제작한 국내 최초 실시간 인터렉티브가 가능한 AI형 가상인간이다.

버추얼 휴먼 화보가 공개되기도 했다. 리얼타임 콘텐츠 솔루션 기업 자이언트스텝은 지난 10월 월간 패션잡지 마리끌레르(marie claire) 화보를 통해 버추얼 휴먼 트윈 '코리(Kori)'와 '브리(Bri)'를 소개했다. 버추얼 트윈 코리와 브리는 운동과 뷰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계획이다.
아이돌 그룹으로서도 눈길을 끈다. 버추얼 휴먼 아이돌 '이세계 아이돌'이 그 주인공이다.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의 유명 스트리머 '우왁굳'이 기획한 오디션 프로젝트로 결성됐다.
가전 업계 양대 산맥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버추얼 휴먼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가고 있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에서 가상 인플루언서 '래아 킴(Reah Keem)'을 첫 소개했다. 래아킴은 LG전자가 제작한 버추얼 휴먼 뮤지션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CES 2020'에서 버추얼 휴먼 '네온'을 선보였다. 네온은 삼성전자의 미래 기술 사업화 벤처조직인 '스타랩스'가 개발했다. AI 머신러닝과 그래픽 기술을 바탕으로 생성된 가상의 존재로 사람처럼 대화를 나누고 행동하도록 설계됐다.
이처럼 버추얼 휴먼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데는 '인간이 할 수 없는 영역을 담당 한다'는 점이 강하게 작용됐다.
인간과 달리 버추얼 휴먼은 24시간 내내 활동이 가능하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고객과 소통하고 기업이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이외에도 스캔들, 음주, 연애 등 예측이 불가능한 변수가 크게 줄어든다는 점에서 버추얼 휴먼은 인간을 대체할 매력적인 대안으로 각광받는 분위기다.
향후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시장조사업체 이머진 리서치는 버추얼 휴먼 시장이 2020년 100억달러(약 13조원)에서 2030년 5276억달러(약 7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는 버추얼 휴먼이 대중들이 원하는 매력 포인트를 치밀하게 분석해 만들어진 결정체로 보고 있다. 기업들도 버추얼 휴먼 상업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적용 분야도 금융, 교육, 소매, 의료, 자동차, IT,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