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 예상 깬 인사 태풍…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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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그룹, 예상 깬 인사 태풍…배경은?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12월 21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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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 미래 위해 용퇴…능력 갖춘 사장단 발탁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내정자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내정자

[컨슈머타임스 전은정 기자]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예상을 깨고 신한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로 내정된 배경에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전격 지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당초 3연임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신한금융의 미래를 위해 용퇴를 결심했다. 이후 진 내정자는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됐다.

조 회장의 결심은 세대교체를 위한 '준비된 행동'이었다. 조 회장은 최근 기자들에게 "신한금융 최초의 행원출신의 은행장이자 회장으로서 약 40년 동안 여러 가지 보상을 많이 받았다"며 "전문 경영인이기 때문에 차기, 차차기까지 보고 인사를 해야 하는데 훌륭한 후배들이 (후보로) 올라왔기 때문에 세대교체 생각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사전에 진 내정자와 상의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이달 초 차기 회장 내정자가 추천된 이후, 자회사 사장단 및 지주 경영진 인선에 대해 진 내정자와 충분히 소통했다. 그는 앞으로 있을 신한금융 계열사 인사와 조직개편도 진 내정자와 상의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인사는 (현 시점에서) 제가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내정자가 해야 한다"며 "진 내정자와 충분히 상의해 조직이 탄탄히 갈 수 있도록 인사와 조직개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 내정자는 금융권과 언론사의 예상을 빗나간 '능력위주 인사'에 부합하는 인물이다. 그간 신한금융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온 재무·비재무 경영성과와 역량을 대내외적으로 인정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그는 상업고등학교를 나와 은행에 발을 들인 '고졸 신화'로 유명하다. 1961년생으로 덕수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0년 IBK기업은행에 입행한 고졸 행원 출신이다. 이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영학과 학사 학위, 중앙대학교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왼쪽부터)한용구 신한은행장,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조 회장은 또 진 내정자와 사장단 후보자도 물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은 자회사경영관리위원장으로 진 내정자는 현재 자경위에 속해 있지는 않지만 함께 인사를 단행했다. 이들은 신한금융의 주축인 신한은행장 최종 후보로 한용구 신한은행 부행장(영업그룹장)을 선정했다. 한 부행장에 대한 인사는 '깜짝 발탁'으로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는 당초 하마평에 이름이 오르긴 했지만 타 후보에 비해 많이 젊어 가능성이 있었던 인사는 아니었다. 한 부행장은 1966년생으로 청주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1991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그는 '영업통'으로 유명하다. 자경위는 한 부행장이 영업점 성과평가 체계와 채널 운영 방식 등 영업 현장의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리더십을 높게 평가했다.

신한카드 사장에는 문동권 현 신한카드 부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문 부사장은 1968년생으로 이번 인사에서 가장 젊은 인물이다. 그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LG할부금융으로 입사했다. 이후 LG카드 경영관리팀과 리스크관리팀을 거치며 신한카드에 편입되면서 경영 및 전략기획 업무를 오랫동안 담당해왔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한은행장에 1966년생이, 신한카드 사장은 1968년생이 추천됐는데 이는 세대교체를 위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조 회장이 용퇴를 결정하면서 언급한 세대 교체론이 영향을 미쳤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신한라이프의 새로운 수장에는 이영종 신한은행 퇴직연금사업그룹장(부사장) 겸 신한라이프 부사장이 내정됐다. 이 부사장은 1966년생으로 배정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93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그는 전략전문가로 정평이 나있다. 신한지주 전략기획팀 본부장으로 오렌지라이프 인수작업을 지원했으며 지난해 1월부터 6개월간 오렌지라이프 대표이사 부사장을 맡았다.

신한투자증권은 김상태 공동대표(사장)가 단독 CEO를 맡기로 했다. 김 사장은 미래에셋증권 투자금융(IB) 총괄 사장을 지낸 정통 증권맨으로 지난 3월 신한투자증권 사장으로 영입됐다. 1965년생으로 서울대를 졸업하고 KDB대우증권, 메리츠증권, 유진증권 등에서 IB 업무를 오랫동안 해왔다.

그 외 그룹 부사장단은 대부분 연임을 결정했다. 운영부문장(COO)인 이인균 부사장, 신사업부문장 신설 장동기 부사장, 브랜드홍보부문장(CPRO) 안준식 부사장, 준법감시인(CCO) 왕호민 부사장, 감사부문장 김성주 부사장 등은 연임됐다. 사장단을 대거 교체하면서 계열사는 변화를 꾀하고 지주회사는 안정을 택한 것이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예상외 인사로 보이지만 준비된 혁신"이라며 "능력에 따른 인사는 '신한의 정신'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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