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1시경 서울 노원구 도로에 택시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사진=이찬우 기자]](/news/photo/202210/516662_420739_163.jpg)
[컨슈머타임스 이찬우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가 잠잠해지면서 심야에도 외출을 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밤 12시가 지나면 대부분의 대중교통 운행이 종료돼 '택시'를 필수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최근 심야에 택시를 잡아 봤던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것이 택시 잡기다. 심각한 인력부족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인력을 늘리고 요금을 인상한다고 발표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요금이 올라도 배차가 잘 잡힌다는 보장이 없고, 갑작스러운 인력 증가로 인해 제공받는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력 부족은 예견된 일이었다. 국토교통부 발표에 다르면 한국의 택시요금은 OECD 국가 평균의 38%에 불과하다. 이어 최근 기름값도 오르면서 택시 기사의 수입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이에 많은 택시 종사자들이 수익이 더 좋은 배달업 등으로 전직하는 등 인력 이동이 심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택시 기사의 고령화가 점점 심해지면서 '심야 운행'을 하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지고 있는 것이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19 이후 전국 법인 택시 기사는 10만2000명에서 7만4000명으로, 서울 택시 기사는 3만1000명에서 2만1000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 특성 상 새벽 1시에 택시를 자주 호출하는 소비자 김모씨는 "호출 앱으로 택시를 부르면 1시간 넘게 기다릴 때도 있다. 우연히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도 목적지를 듣고 승차를 거부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차라리 돈을 더 내고 집에 빨리 가고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택시 호출 플랫폼은 목적지가 기사에게 떠서 돈이 안되는 곳은 선택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규제 개혁을 통해 택시난을 해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가장 첫 번째로 시행된 것은 '부제' 해제다.
택시 부제란 1973년부터 시행된 제도로 기사의 노동 안전을 위해 주기적으로 강제 휴무를 시키는 제도다. 안 그래도 부족한 인력을 강제로 쉬게 하는 것으로 불필요하고 고전적인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제도다.
더 많이 일할수록 수입이 높아지는 업계 특성 상 부제 해제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정부도 부제 해제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이어 취업 절차 간소화, 근무교대 규정 완화, 차량 충당연한 안화 등 택시 기사들을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력 충당을 위해 파트타임 근로 허용, 타다 우버 모델 활성화 등 유연한 대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비자들이 내는 택시 요금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불만이 생기겠지만, 경제적으로 보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서울시 택시 요금은 12월부터 현재 밤 12시~다음날 새벽 4시까지 적용되는 심야요금 기준이 오후 10시부터 적용된다.
오후 10~11시까지 20% 할증, 오후 11시~다음날 오전 2시까지는 40% 할증률이 적용된다. 오전 2~4시는 20%다. 이어 내년 2월부터 기본요금이 4800원으로 인상된다.
수도권을 대상으로 심야 탄력 호출료가 확대돼 최대 5000원까지 조정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승객이 호출료를 지불하면 목적지가 비공개 되거나 강제 배차가 돼 수월한 택시 배차를 이끈다는 취지다.
이론적으로 봤을 때 심야 택시난이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시선도 있다. 취업 절차 간소화, 파트타임 근로 허용 등으로 경력이 짧은 새로운 인력이 유입되면 당분간 서비스의 질이 낮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업이 아닌 파트타임 근로자는 상대적으로 직업 의식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불만을 느끼는 소비자가 존재할 수도 있다.
이에 인력을 늘리되 충분한 교육을 통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택시 업계 관계자는 "부제 해제로 인해 이전보다 많은 기사들이 도로에 나올 것"이라며 "기사들의 처우가 이전보다 나아진다면 자연스레 인력도 늘 것이고, 새벽에 택시를 기다리는 손님들도 확연하게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당면한 심야 택시 승차난은 국민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가고 있다"면서 "정부는 국민의 편의를 위해, 그동안 뿌리깊게 유지되었던 택시산업의 불합리한 규제 및 관행을 과감하게 철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저생계 수준에도 못 미치는 택시기사의 처우 개선은 불가피하고, 심야 탄력 호출료는 대부분 기사들께 배분되도록 함으로써 열악한 임금수준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택시업계도 국민 불편이 조속 해결될 수 있도록, 심야 운행조 등에 적극 참여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