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 김하은 기자]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치솟자 제2금융권이 자금조달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출 부실 우려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부득이하게 저축은행과 카드업계에 손을 벌려야 하는 중저신용자의 경우 높아지는 대출 문턱에 대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여신금융협회에서 공개한 자료에서 지난 8월 말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롯데‧BC)의 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762점으로 확인됐다. 중저신용자들의 신용점수가 평균 700점 이하인데 사실상 이들은 대출 받기 힘들어졌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카드사 중에는 BC카드 856점, 하나카드 850점으로 850점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뒤이어 △KB국민카드 740점 △롯데카드 737점 △우리카드 724점 △신한카드 720점 순이었다. 평균금리는 삼성카드가 19.73%로 가장 높았다. △롯데카드 16.92%△우리카드 13.53% △신한카드 13% △KB국민카드 12.84% △BC카드 11.73% △하나카드 9.69% 순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들은 900점을 초과하는 초우량주 차주들에겐 평균 9.7%의 금리를 적용했다. 반면 대체로 601점~700점, 501점~600점 구간에 머물러 있는 중저신용자 차주들에겐 최대 17% 이상 고금리를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은행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이 급전 창구로 카드론을 이용하면서 이들의 상환 부담이 한층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경우도 카드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시중은행 등 제1금융권으로부터 대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중저신용자들이 몰리고 있지만 연체 위험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서 지난 6월 말 기준 저축은행 가계 신용대출은 35조3848억원에서 39조534억원으로, 3조6686억원 급증했다.
지난달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 연 15%에 달할 정도로 급격히 상승했는데도 제2금융권을 찾는 중저신용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저축은행 가계 신용대출 금리는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인 5%의 3배나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저축은행은 더이상 중저신용자들을 수용할 여력이 사실상 어려워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조달금리 부담이 올라가고 있는 가운데 대출금리는 법정최고금리(20%)로 제한돼 있어 연체 대출 금리를 더 높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동시에 금리 인상으로 가계대출 금리가 법정 최고금리에 육박하고 있어 중저신용자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최근 19%대에 육박하는 고금리 대출을 내놓기도 했다.
이 가운데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밀려난 취약차주들이 대부업·사채 등 제3금융권으로 몰리는 등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2금융권의 경우 금리인상기에 자금조달 우려로 앞으로 연체 위험이 높고 상환이 어려운 중저신용자들을 받아주기 힘들어질 것"이라며 "중저신용자들이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면서 제3금융권으로 몰리지 않도록 정부와 당국의 실효성 있는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이 시급하게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