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 김하은 기자] 올해 38주년을 맞은 '신한동해오픈'이 사상 처음 일본에서 대회를 치렀다. 이번 대회 개최 골프장은 그룹 설립자 고(故)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이 세운 코마컨트리클럽(코마CC)으로 남다른 의미가 담겼다.
신한동해오픈은 이 회장을 중심으로 일본 간사이지방 재일동포 기업인들이 모국의 골프 발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과거 재일교포들이 고국 동해를 바라는 심정을 담은 명칭인 '동해오픈'에서 비롯됐다.
대회 명칭이 동해인 것은 당시 재일교포들이 일본에서 조국을 바라보려면 동해 쪽을 향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동해는 조국의 또 다른 이름이나 다름없었다. 신한금융그룹 창업 40주년을 맞은 올해 일본에서 신한동해오픈이 개최된 데에 의미를 더한다.
이 회장이 세운 코마CC도 유서깊은 골프장으로 알려져 있다. 198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전설적인 골퍼 게리 플레이어가 설계한 명문 골프장으로 2002년 일본 PGA 챔피언십과 2019년 JGTO 간사이오픈이 개최된 일본 내 100대 골프장으로 꼽히는 토너먼트 코스로 구성됐다. 한국 골프 발전을 위해 헌신했던 창업주의 얼이 서린 곳에서 창업 40주년 기념 대회가 열리는 것은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회장은 1981년 재일교포들과 모국 골프 발전과 국제적 선수 육성은 물론, 한일 스포츠 교류 증진을 위해 동해오픈을 창설했다. 창설 당시 첫 대회는 경기도 성남의 남서울CC에서 열렸으며 일본, 대만 등지에서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면서 국내 프로선수들의 기량과 경기력도 동시에 향상됐다. 우승 상금은 당대 최대 규모인 1500만원으로 알려졌다.
그로부터 8년 뒤인 1989년부터 신한은행이 메인 후원사로 자리매김하며 신한동해오픈으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현재까지 국내 단일 스폰서 대회 중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그 사이 1500만원이었던 상금 역시 14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신한금융그룹은 신한동해오픈을 통해 꾸준히 국제화를 시도했다. 2000년부터 3년간 아시안투어와 공동 주관한 데 이어 지난 2016년부터는 아시안투어와 또 다시 3년간 공동 주관으로 개최했다. 이후 2019년에는 JGTO투어까지 합치면서 3개 투어 공동 주관으로 몸집을 키웠다. 이에 따라 대회 우승자의 세계 월드랭킹 포인트도 국내 대회 중에 가장 높은 점수가 주어진다. 올해 열린 대회는 아시안 투어와 일본 남자프로골프(JGTO)투어의 정규 3개 투어가 공동 개최했다.
지난 11일 막을 내린 이번 대회에선 JGTO 상금랭킹 1위 히가 가즈키(27·일본)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3승 보유자인 김시우(26)가 우승에 도전했지만 단신 장타자 히가에 가로막혀 5위에 그쳤다. 히가는 버디 7개를 잡아내며 6타를 줄여 20언더파 264타로 역전승하며, 이번 시즌 들어 세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신한동해오픈 일본 개최와 관련해 "매년 신한동해오픈을 찾아주고 성원해주는 국내 고객 여러분과 골프 팬들께 양해를 구한다"면서 "이번 대회가 세계를 무대로 경쟁하는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일본 개최를 계기로 신한금융그룹은 일본과 아시아에 브랜드 인지도가 드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동해오픈이 오는 2025년까지 3년간 한국, 일본, 아시안투어 3개 투어 공동 개최 방식으로 이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이 대회가 신한은행이 입점한 베트남이나 동남아에서도 개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동해오픈은 모국을 그리워하는 재일교포 사업가들이 뜻을 모아 만든 대회로 대회 창설의 뜻을 모았던 일본 코마CC에서 대회를 첫 해외 개최가 진행됐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신한 창업 40주년의 해에 신한금융의 설립자이신 고 이희건 명예회장님이 설립한 곳에서 대회를 개최해 더 큰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일본투어, 아시아투어와 함께 공동주최를 통해 대회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