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 딜레마' DL이앤씨, 부산 촉진3구역 수주 필승 카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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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로 딜레마' DL이앤씨, 부산 촉진3구역 수주 필승 카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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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의 아크로 갤러리.
서울 강남구의 아크로 갤러리.

[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DL이앤씨가 최근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 만회를 위해 정조준하는 곳은 부산의 대장주로 불리는 부산시민공원촉진3구역 재개발 사업이다. 추산 공사비만 1조원이 넘는 이곳에 출사표를 던지고 입찰에 나섰지만 단독 참여로 유찰돼 추후 재도전을 해야 할 입장이다.

DL이앤씨가 자사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카드를 내밀고 수주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경쟁사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최근 촉진3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이 DL이앤씨 단독 입찰로 유찰됐다. 이에 조합은 재공고를 내고 2차 입찰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오는 10월에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예정이다.

이 사업은 부산 진구 범전동 71-5 일원에 지하 5층~지상 60층, 3545가구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대형 프로젝트로 추정 공사비만 1조원이 넘는다.

조합은 지난 2017년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나 올 들어 1월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를 이유로 시공사 해지를 결정하고 새 시공사 찾기에 나섰다.

당초 새 시공사로 DL이앤씨 외에도 삼성물산, GS건설에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입찰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부산 촉진3구역 주택재개발지역. [사진=네이버지도 캡처]

DL이앤씨는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는 전년도 8위보다 다섯 계단이나 뛰어올라 빅3에 재진입했으나, 도시정비 수주 실적은 1조4350억원으로 4위 대우건설(2조4432억원), 5위 포스코건설(2조4063억원)에 밀려 6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지금껏 하이엔드 브랜드가 없던 포스코건설마저도 '오티에르'를 새롭게 런칭했을 만큼 하이엔드 브랜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뜨겁다. 이에 촉진3구역도 이를 적용하기를 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DL이앤씨는 'e편한세상'으로 브랜드 공동주택 시대를 열고,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도 한 발 빨리 내놓으면서 '고급' 이미지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서울 한강변을 중심으로 형성된 '아크로 벨트'가 국내 최고의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는 평가다. 서초구 반포동에 자리 잡은 '아크로 리버파크',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 리버뷰 신반포',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 리버하임',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DL이앤씨 '아크로'는 지난 2017년 이후 브랜드 가치에 비해 정비사업에 투입된 사례가 많지 않아 오히려 하이엔드 브랜드 시장에서 밀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작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울 강남을 벗어나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기 시작한 것도 DL이앤씨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3월 지방광역시 대상으로는 처음으로 부산 해운대구 우동1구역(삼호가든) 재건축 사업 수주에 '아크로'를 적용했다. 이로 인해 경쟁사들도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기준을 확대하면서 경쟁을 가속화한 계기를 만든 셈이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 수주전에서 단지명을 '드레브372'로 제안했으나 경쟁사가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시하자 '아크로 드레브372'로 다시 바꿔 56%의 득표율로 시공사에 선정된 바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DL이앤씨가 하이엔드 브랜드를 처음으로 적용한 건설사로 기억되면서도 최근 정비시장의 흐름을 잘못 읽어 수주를 놓친 사례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DL이앤씨가 지난해 8개 정비사업에서 시공사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며 "이는 이례적인 일로 대부분 공사비와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두고 조합과 이견차가 심했던 곳들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서울 방배6구역 재건축 △서울 중구 신당8구역 재개발 △인천 주안10구역 재개발 △부산 범천4구역 재개발 △부산 서금사5구역 재개발 △광주 광천동 재개발  △충북 청주 사직1구역 재개발 △경남 창원 마산회원2구역 재개발사업 등이 이에 해당한다.

아크로리버파크 전경
아크로리버파크 전경

그동안 하이엔드 브랜드가 없던 경쟁사들마저도 새롭게 브랜드 출시에 나선 가운데, DL이앤씨가 정비사업에서 '아크로' 적용 단지를 얼마나 늘릴지 관심이 쏠린다.

촉진3구역 수주전은 비록 1차에서는 DL이앤씨만 단독 응찰했지만 재입찰에서 삼성물산과 GS건설 등 경쟁사도 언제든지 뛰어들 여지가 있다는 게 일각의 예상이다. 공교롭게도 이들과의 차이점이자 경쟁력은 DL이앤씨만 하이엔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 여부는 브랜드 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결정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DL이앤씨는 △입지 △시세 △독보적인 상품과 서비스 △랜드마크 디자인 △혁신적인 기술과 품질 △품질기준에 부합하는 공사비 △향후 미래가치 △분양성 등 요소를 기초로 아크로 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회사 내 최종 의사결정기구가 '브랜드 커미티'에서 최종 적용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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