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 김지훈 기자] 미래에셋그룹이 일론 머스크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에 1300억원을 투자한다.
이로써 국내 금융사 최초로 스페이스X의 우주산업에 대한 지분 투자 기회를 얻게 됐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투자로 미래에셋이 해외 IB딜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상장 기업인 스페이스X가 상장했을 때 막대한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글로벌스페이스투자조합1호'를 결성하고 1164억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출자방식은 '수시납(캐피털콜)'이며 운용은 미래에셋캐피탈이 맡는다.
회사 측은 "지분 투자이며 자기자본투자 수익률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금은 스페이스X의 우주로켓 개발과 위성인터넷 연결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링크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스타링크는 저궤도 위성으로 인터넷망을 구축해 비행기와 화물선 등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이다. 스페이스X는 내년에 한국에서도 스타링크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이전부터 해외 진출에서 독보적 행보를 이어왔다. 그룹은 현재 세계 15개 지역에 34개 법인과 사무소를 보유 중이다.
글로벌 인수합병(M&A)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 15일 호주 ETF 운용사 '시큐리티스'를, 2018년에는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엑스'를 인수했다. 글로벌엑스의 경우 인수 당시 운용자산 규모는 10조원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50조원을 훌쩍 넘는다. 2011년에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캐나다 운용사 '호라이즌스 ETFs'를 품에 안았다.
이번 투자로 미래에셋은 해외에서 더 견고한 기업으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됐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스페이스X는 민간 우주탐사 기업으로 기술 보안상의 이유로 투자가 어려운 만큼 이번 투자를 이끌어낸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투자에는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고 리스크가 따르기 나름인데 미래에셋의 경우 자본력과 리스크관리 능력 모두 충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적 네트워크 부분도 크게 작용했을 거 같다"며 "스페이스X 규모라면 투자 진입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한 미래에셋은 이번 투자로 해외 IB딜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증권업계의 평가를 받았다. 스페이스X 기관투자자에 이름을 올리면서 세계 유수 기업들과 관계 맺기가 유리해졌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스페이스X의 경우 성장성이 기대되는데 비상장 기업이기에 더 큰 메리트를 가진다"면서 "만약 이 기업이 상장한다면 미래에셋도 함께 더 큰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페이스X는 2010년 민간기업 중 처음으로 우주선을 발사해 화제가 됐다. 작년에는 유인 우주선으로 우주정거장을 왕복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세계 상업용 발사체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기업이며 가치는 1250억달러(161조원)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