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내 사장직제 신설

[컨슈머타임스 박현정 기자] 지주 설립 4년 차에 돌입한 우리금융지주가 완전민영화 달성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지배구조 혁신에 나섰다.
지난 7일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는 이원덕 우리금융지주 수석부사장을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단독 추천했다. 이원덕 수석부사장은 우리은행 미래전략부장, 경영기획그룹 집행부행장, 우리금융그룹 전략부문 부사장 등을 거치며 우리금융의 전략·기획을 총괄한 전략통이다.
더구나 이 수석부사장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같은 옛 한일은행 출신이며 전략기획팀에서 함께 활약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 간 유대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금융은 이와 함께 지주 내 사장직제를 신설하고 박화재 우리은행 여신지원그룹 집행부행장과 전상욱 리스크관리그룹 집행부행장보를 사장으로 선임하기로 밝혔다.
박화재 부행장과 전상욱 부행장보는 이원덕 수석부사장과 함께 자추위 숏리스트(최종 면접 대상자)에 오른 인사다. 이번에 신설될 사장직제는 사실상 은행장과 대등하거나 다음 직급 수준에 해당된다. 현재 우리금융지주는 회장 아래로는 수석부사장이 가장 위계가 높다. 이번 사장직 신설을 통해 지배구조를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반면 우리금융은 비은행 계열사 7곳 중 실적이 견조한 우리종합금융, 우리자산신탁, 우리펀드서비스,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 5곳의 대표이사를 연임시켰다. 우리신용정보와 우리에프아이에스 대표이사 후보에는 각각 이중호 우리은행 집행부행장과 고정현 우리은행 집행부행장보가 새로 추천됐다.
아울러 자추위는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여성 사외이사와 젊은 디지털임원을 영입, 법률 및 ESG 분야 전문가를 후보군으로 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는 지난해 완전민영화를 성공적으로 달성한 우리금융이 지배구조 안정화를 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 총자산 80% 이상을 견인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은행은 금융지주사로서의 기틀을 다지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과감히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디지털 전환과 채널 고도화 등을 통해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아울러 지난해 우리금융이 전년 대비 98% 증가한 2조587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기 위한 비이자이익 부문 강화도 필요한 상황이다. 손태승 회장도 WM(자산관리)와 CIB(기업투자금융) 등을 통한 리스크관리 강화를 강조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다른 지주처럼 증권이나 보험이 없기 때문에 다른 금융지주가 부회장까지 있는 것과 달리 그동안 부사장까지밖에 직급이 없었다"면서 "이번 사장직제 신설은 향후 사업 확장 및 그룹 시너지의 일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