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양극화 심화…기관 투자자 '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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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양극화 심화…기관 투자자 '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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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하반기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공모주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닥·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9개 공모주(스팩 기업 제외)의 기관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972대 1을 기록했다. 역대 10월 경쟁률을 기준으로는 최고치이나, 올해 처음으로 '1000대 1'을 하회했다.

기관 수요예측 부진에 따른 상장 철회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에 이어 이달 3일 SM상선이 공모를 철회했다.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 측은 "올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한 증시 불확실성이 크고,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SM상선은 "최근 고전하고 있는 공모주 시장 분위기와 해운주 주가 정체로 시장의 가치평가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IPO 기대주로 꼽혔던 넷마블네오는 지난 4일 상장 심사를 철회했다. 넷마블네오는 6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심사가 지연된 바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다른 해에 비해 올해 상장을 철회한 곳이 많아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최근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고 수요 예측이 부진함에 따라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1000∼2000대의 뜨거운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하는 기업들도 있다.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 종목 중 아스플로(2143대 1), 지아이텍(2068대 1), 디어유(2001대 1), 카카오페이(1714대 1), 씨유테크(1565대 1), 지오엘리먼트(1537대 1) 등은 1500대 1의 경쟁률을 넘기며 흥행했다. 엔켐(1647대 1), 피코그램(1472대 1) 등도 좋은 성적을 보였다.

이는 공모주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기관 투자자의 '선택과 집중'이 뚜렷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공모가 대비 상장 첫날 시초가 수익률은 올해 4월 94.4%를 기록한 이후 30~50%대를 유지하다가 10월 37.8%로 떨어졌다.

이승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유통시장 조정에 따라 투자 심리가 악화하면서 IPO 시장이 점차 위축됐다"며 "IPO 투자에 앞서 시장의 업종별 추세에 대해 충분한 리서치가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변동성이 반영되면서 공모주 수익성이 급속히 하락하고 있다"며 "지수가 박스권을 유지하는 가운데에서도 기관 투자자가 꾸준히 IPO 시장에 참여해 과거 대비 높은 경쟁률을 유지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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