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안우진 기자]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관장 정성희)은 코로나19로 박물관을 방문해 대면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없는 학교나 일반인들을 위해 우리의 역사와 고전을 함께 즐기며 학습할 수 있도록 대표적인 실학자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보드게임으로 개발했다.
'열하일기'는 지금으로부터 241년 전인 1780년 연암 박지원이 청나라 건륭황제의 칠순생일을 축하하러 가는 연행단에 당시 정사였던 박명원의 자제군관으로 동행하며 그곳에서 보고 들은 것을 일기로 쓴 책이다.
'열하일기'는 단순히 새로운 여행지의 빼어난 풍광과 감상을 기록한 기행문이 아니다. 청나라 곳곳에서 마주한 새로운 문물 앞에서 그들의 지혜와 실용정신에 감동을 받으며 역사, 지리, 풍속, 건축, 의학, 정치, 경제, 문화, 골동품, 지리, 천문 등 다양한 분야의 사물을 우리 조선의 상황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우리에게 필요한 기술을 받아들여 뒤떨어진 현실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드게임을 통해 즐기며 읽어가는 '열하일기'는 그동안 많은 작가들이 장편으로 혹은 어린이들을 위한 만화 형태로 출간했다. 이번 실학박물관에서는 '열하일기'를 읽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독서로 이어질 수 있는 가교가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보드게임을 만들었다.
보드게임의 구성은 6권의 여정(도강록, 성경잡지, 일신수필, 막북행정록, 태학유관록)과 40개의 이야기 카드로 되어 있다.
게임의 진행은 '열하일기'의 여정을 따라가며 여정 카드를 카드 더미에서 뒤집어 이야기를 읽은 후 특수 주사위와 숫자 주사위를 어떤 액션을 수행할지 선택하는 방식이다.
특수 주사위는 각 여정마다 1개만 주어지며 숫자 주사위는 게임에 참여한 여행자의 경우에 따라 달라지는데 1개의 이야기에서는 1인당 1개씩만 사용할 수 있다. 이 보드게임의 특징은 기존의 이기고 지는 경쟁위주의 게임에서 벗어나 함께 협력하며 나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게임의 이야기 카드에 등장하는 주요 지점의 이해를 위해 설명과 함께 생생한 현장사진이 들어있는 '열하일기' 공간 해설집도 함께 출간하였다.
올해 제작된 교구재는 처음 의도대로 원하는 학교에 배포하고 내년부터는 실학박물관 기념품점과 지뮤지엄숍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