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가계와 기업이 진 빚이 나라 경제 규모의 두 배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은 24일 '금융안정 상황(2020년 12월)' 보고서를 통해 지난 3분기 말 현재 민간 부문의 신용(가계·기업의 부채)은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11.2%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2분기(206.9%)보다는 4.8%포인트(p) 올랐으며,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5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년 전인 작년 3분기(194.7%)보다는 16.5%포인트나 뛰었다.
3분기 말 가계 부채는 1682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늘었다.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신용대출 포함)도 각 7.2%, 6.8% 증가했다. 이에 따라 3분기 말 현재 가계 신용은 명목 GDP의 101.1%로, 2분기(98.6%)보다 2.5%포인트 올라 사상 처음 GDP를 웃돌았다.
1년간 가계 빚이 빠르게 늘어난 데 비해 처분가능소득은 0.3% 증가에 그치면서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171.3%로 높아졌다. 이 역시 통계 작성 시작(2002년 4분기) 이후 최고 기록이다.
기업 대출은 3분기 말 현재 1332조2000억원으로 작년 3분기(1153조원)보다 15.5% 불었다. 이런 기업 대출 규모는 명목 GDP의 110.1%로, 3분기(108.3%)와 비교해 3개월새 1.8%포인트, 작년 3분기(101%)보다 9.1%포인트나 뛰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장기화 등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기업 신용이 크게 늘었다"며 "경영 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실적 회복 지연 등으로 유동성 사정이 악화하거나 신용위험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