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령의 상생유통] 가맹점과의 상생, 선택 아닌 운명…'동생공사' 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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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령의 상생유통] 가맹점과의 상생, 선택 아닌 운명…'동생공사' 해야 할 때
  • 김아령 기자 kimar@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11월 02일 0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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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아령 기자] 국내 화장품 로드숍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존폐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수많은 위기도 버텨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라는 변수로 인해 본사와 가맹점 모두 경영난이 극도로 악화했다. 월세를 낼 돈도 없는 점주들은 애써 지키고 있던 매장의 문도 굳게 닫아버렸다.

코로나19로 많은 것들이 변했다. 특히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급속하게 바뀌었다. 본사들도 온라인을 중점으로 한 조직개편 등을 통해 수익률 제고에 나서자 가맹점주와의 간극이 더욱 깊어졌다.

이번 21대 국회 국정감사(국감)에는 아모레퍼시픽과 에이블씨엔씨가 가맹점 대상 불공정 거래행위와 관련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사가 운영하는 로드숍 가맹점인 이니스프리·아리따움 등과 갈등을 겪어왔다. 가맹점주들은 본사에서 온라인 유통에 힘을 쏟으면서 쿠팡, 11번가 등의 온라인몰에 가맹점보다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한다며 반발했다. 

에이블씨엔씨의 로드숍 브랜드 미샤도 지난 7월 가맹점주협의회를 발족하고 본사의 온라인 유통채널 가격 우대 정책에 항의했다. 

국감 이후 아모레퍼시픽은 재고상품을 특별 환입하고 직영 온라인몰의 수입을 가맹점과 나누는 등 내용을 담아 총 60억 원 규모의 상생 지원안을 내놨다. 아모레퍼시픽 가맹본부와 아리따움 가맹점 협의체인 전국 아리따움 경영주 협의회(전경협) 및 전국 아리따움 점주 협의회(전아협) 등이 이룬 합의다.

에이블씨엔씨도 무상 샘플 제공, 가맹점 전용 판매 세트 출시, 직영 온라인몰의 수익 공유 등의 대응안을 내놓으며 상생을 위한 노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것이 끝이 아닌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가맹점과 성장을 이뤄야 할 것이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 속 온라인 판매는 필수가 됐다. 이를 두고 온라인 사업에 집중하는 기업에 비난을 할 순 없다. 어찌 보면 당연한 순리다. 그러나 불공정거래, 온라인 가격과 프로모션으로 가맹점들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하는 관련 법 제정이 시급해 보인다. 제도적 장치가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본사와 가맹점과의 상생은 선택이 아닌 운명이다. 서로 같이 살고 같이 죽는 '동생공사(同生共死)' 사이다. 어려움도 즐거움도 함께 즐기는 동반자와도 같다. 완벽하진 않아도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상생한다면 앞으로의 미래가 조금은 달라져있지 않을까. 어두운 터널 속 로드숍 업계에도 따뜻한 햇살이 비추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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