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동광인터네셔널의 여성의류브랜드 숲(SOUP)이 모혼방율을 낮춘 리오더(재주문)의류를 같은 가격에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업체 측은 모혼방율이 제품의 질이나 가격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반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모혼방율에 따라 원단의 가격, 촉감 등에 차이가 많이 난다는 반론이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소비자 우롱'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 모혼방율 90%→11%로 '뚝'... 가격은 '동일'
최근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숲에서 겨울모직코트를 구매한 오모씨. 평소 추위를 잘 타는 체질인오씨는 모혼방율이 90%에 달하는 이 제품이 마음에 쏙 들었다. 그러나 며칠 후 배송된 코트는 오씨가 주문한 제품과 디자인만 같을 뿐 겉감의 모혼방율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인터넷 상에 게시된 내용은 모혼방율이 90%인 반면, 오씨가 받아 본 제품은 48%에 그쳤다. 해당 제품을 반품처리하고 백화점 매장을 찾은 오씨는 직원으로부터 '리오더 제품(재주문)은 48%로 모혼방율이 낮다'는 사실을 듣게 됐다.
오씨는 "모혼방율이 높은 옷이 더 따뜻하고 질감도 좋은 것 아니냐"며 "리오더를 통해 모혼방율이 낮아진 사실을 고객에게 알리지 않고 판매하는 것은 사기행각이나 마찬가지"라고 분개했다.
본보확인 결과 해당 제품은 3번의 리오더를 통해 최초 겉감의 모 혼방율이 90%였던 것이 11%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아울러 첫 오더 제품이 모 90%에 나일론 10%였던 것에 비해 3번째 리오더된 제품은 모가 11%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폴리에스터 73%, 레이온 6%로 조사됐다.
그러나 모혼방율이 '뚝뚝' 떨어졌음에도 가격에는 변화가 없었다.
숲 측은 모혼방율과 제품질에는 상관관계가 없음을 강조했다.
숲 관계자는 "해당 의류의 반응이 뜨거워 세 번에 걸친 리오더를 했다"며 "첫 오더때 사용한 원단을 구할 수 없어 비슷한 원단을 사용하다 보니 모혼방율에 차이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첫 오더를 할 때는 대량주문을 하지만 리오더를 할 때는 제품수량이 줄어들어 원가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른 의류 업체들도 리오더 제품은 첫 제품과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제품을 리오더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적은 수량으로 인해 원가가 올라가나 같은 디자인의 제품이기 때문에 원단을 통해 가격을 맞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 한국섬유협회 "모혼방율에 따라 가격 차"
그러나 이 관계자는 "모혼방율이 달라졌다고 해서 원단의 가격과 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질적인 부분에 차이가 없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고 문제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전문가의 의견은 달랐다. 모혼방율로 인한 질의 변차가 크다는 주장이다.
한국섬유협회 관계자는 "혼방비율만으로 가격적으로 어떤 것이 더 좋고 비싼 원단이라고 평가할수는 없지만 모의 경우 혼방율에 따라 섬유의 가격, 촉감, 온열에 차이가 발생한다"며 "모가 천연소재이고 비싼 소재인 만큼 모의 혼방율이 높을수록 당연히 더 비싸고 따뜻하고 부드럽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업체의 '얌체' 판매행태를 비난하는 의견들이 쇄도했다.
한 소비자는 "섬유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일반 소비자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질 낮은 의류를 비싼가격에 구매하는 것 아니냐"며 "다음부턴 의류를 구매할 때 혼방율을 철저하게 확인하고 구매해야 할듯하다"고 꼬집었다.
다른 소비자는 "리오더를 통해 발생하는 원가상승을 고스란히 구매자에게 떠넘긴 꼴"이라며 "첫 오더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 비해 저렴한 원단을 사용하고 옷을 구매하면서도 지불하는 비용은 같다면 이것은 명백한 소비자 우롱"이라고 힐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