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마트 판매 '생 김' 불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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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마트 판매 '생 김' 불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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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 때 수백명이 만져 위생 논란… "업체들 고민해야"

 

   
 
국내 백화점, 대형마트에서 판매중인 '생김' 제품이 위생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매장방문 고객들이 직접 내용물을 만질 수 있도록 전시돼 있는 경우가 다반사였으나, 손길이 닿은 여부와 상관없이 무분별하게 판매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비위생'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나 유통업계 내부의 견해는 갈렸다.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AI), 신종플루 등 전염병이 창궐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먹을 거리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 "수백명의 사람이 만진 김인데……"

#사례1= 김모씨는 서울시내에 위치한 이마트에서 쇼핑을 하던 중 한가지 의아한 점을 발견했다. 가공되지 않은 일부 생김 제품이 완전히 밀봉되지 않은 채 진열돼 있었기 때문이다.

고객편의를 위한 '샘플'일 것이라고 김씨는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같은 공간에 진열된 동일 제품의 포장 일부도 모두 개봉돼 있었던 탓이다. 게다가 제품을 관리하는 직원도 보이지 않았다.

김 제품을 고르는 수 많은 소비자들의 손이 제품에 직접 닿았다는 생각에 김씨는 불결하다는 기분마저 들었다.

김씨는 "김을 구워먹기도 하지만 별도의 가열 과정 없이 그냥 섭취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수십 수백명의 사람이 손으로 만진 김을 누군가 먹게 되는 것 아니냐"며 "이마트가 제품 위생 관리에 소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례2= 설을 앞두고 음식 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주거지 인근의 롯데백화점을 방문한 최모씨. 김을 구입하려던 최씨의 눈에 포장 일부가 개봉된 제품이 눈에 띄었다.

이물질 혼입 등의 문제가 염려된 최씨는 판매원에게 제품이 밀봉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판매직원은 "햇김은 수분 함량이 높아 밀봉할 수 없다"며 "고객들이 직접 향을 맡아보고 맛을 보기도 한다"고 답했다.

진열대에 올려진 김은 일종의 '샘플'로 고객이 제품을 선택하면 보관하고 있던 새 제품을 꺼내 판매하는 형식이었다.

제품 '위생'을 우려하던 최씨는 판매원이 제품을 직접 관리하는 모습을 보고 다소 마음이 놓였다.

본보 확인 결과 각 백화점 업체는 이와 유사한 형태의 생김 판매방식을 유지하고 있었다.

신세계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은 마트와 달리 '대면 판매' 방식이 대부분"이라며 "밀봉되지 않은 김도 판매사원이 대매 앞에 있어 오염물질 등을 격리시켜 문제 될 것은 없다"고 밝혔다.

반면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는 포장 일부가 개봉된 김을 타 가공식품과 같은 방식으로 진열대에 두고 판매했다. 백화점에 비해 위생상태가 나쁠 개연성이 사실상 크나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롯데마트는 개봉된 생김을 취급하지 않고 있었다.

   
 
◆ 백화점 '대면 판매', 대형마트 '진열대' 방치?

홈플러스 관계자는 "밀봉되지 않은 김은 '햇김'인데 이들 제품은 수분 함량이 높아 밀봉하면 상품이 상한다"며 "고객들이 직접 향을 맡아보고 좋은 김을 선별해 구매할 수 있도록 포장 한쪽을 개봉해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제품이 진열된 코너에 상주하는 직원은 따로 없었다.

그는 "제품이 개봉돼 있으면 이물 혼입 가능성이나 위생상의 문제가 있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혼입될 이물질이 뭐가 있냐"며 오히려 반문했다. 모든 유통업체의 판매방식은 자사와 같다는 사실을 강조할 뿐이었다.

이마트 관계자의 주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롯데마트의 입장은 전혀 달랐다. 개봉된 김 제품을 판매했을 때 위생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특산물 판매 등 일시적인 행사에서는 판매원이 직접 개봉된 김을 판매하지만 매대에 진열하는 경우는 없다"며 "제품 운반 중 이물질이 혼입될 수도 있고 위생적인 관리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상품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과 위생관리가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동시에 새나왔다.

한 소비자는 "수분 함량이 높은 햇김의 특성을 고려하면 제품을 완전히 밀봉할 수 없다는 유통업체들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며 "다만 위생적인 제품 관리를 위해 업체들이 좀 더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대형마트 매대에 진열된 김을 여러 사람이 만지고 지나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제품 위생관리를 위해 업체 측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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