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아이비클럽, 에리트 베이직(엘리트) 등 국내 유명 교복업체들이 신학기를 앞두고 '재고품'을 신제품으로 속여 팔아 빈축을 사고 있다.
◆ "사기 당했다는 생각에 너무 속상해"
#사례1= 송모씨는 최근 자녀의 교복을 구입하기 위해 아이비클럽 매장을 방문했다. 바지, 조끼 등 교복 한 벌 값으로 송씨가 지불한 금액은 20여 만원.
집에 돌아와 구입한 교복을 정리하던 송씨는 자켓과 조끼가 이월상품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송씨는 즉시 교복 매장 측에 이러한 사실을 알렸고, 판매자는 문제 사실을 인정했다.
송씨는 "판매자가 (이월상품을) 신제품으로 교환해주겠다고 했지만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에 너무 속이 상한다"고 불쾌해 했다.
#사례2= 에리트 베이직의 학생복 브랜드인 엘리트 매장에서 자녀의 교복을 구입한 공모씨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1년형 신제품으로 알고 구입한 교복이 2010년형 재고품 이었던 것이다.
공씨는 제품 구매 당시 판매자로부터 이러한 사실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던 터라 황당해 했다.
공씨는 "소비자가 '재고품'이라는 사실을 바로 알고 교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제기했다.
아이비클럽, 에리트 등 유명 교복 브랜드 매장에서 '재고품'을 속아 구입한 피해 사례는 소비자단체 홈페이지를 비롯, 포털싸이트 게시판 곳곳에서 확인됐다.
이들 업체는 판매자들의 '단순 실수'로 인한 문제라는데 방점을 찍고 '고의성' 논란을 일축했다.
아이비클럽 관계자는 "여름과 겨울 교복판매 시즌 전에 대리점 점주들을 대상으로 판매 교육을 실시한다"며 "이 때 이월상품에 대해 사전 고지하고 신제품과 재고품을 구분해서 판매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교복 판매시기가 집중되다 보니 일손이 딸려 급히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하기도 한다"며 "아르바이트생들이 실수로 재고품에 대한 안내를 하지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2007년부터 판매 상품 라벨에 생산연도를 표시하고 있다"며 "소비자도 교복을 구입 할 때 옷 라벨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가 발생한 매장에 대해서는 시정조치를 취한다는 부연이다.
에리트 베이직 측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 아이비클럽-에리트 "판매자 교육" 강조
이 업체 관계자는 "신상품과 이월상품을 구분해서 판매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며 "재고품 사전안내에 대한 판매자 교육도 문제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고의적으로 재고품을 신제품인 것처럼 속여 판매하는 일은 없다는 주장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각 교복 업체들이 전국 매장을 상대로 한 판매교육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소비자 스스로 제품 구매 시 이월상품 여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도 동시에 나왔다.
주부 홍모씨는 "아이들이 입는 교복의 생산연도를 속여 판매하는 업체 측의 행태에 기가 막힌다"며 "제품 판매 시 '재고품'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장인 김모씨는 "교복을 구입할 때 이월상품이 아닌지 판매자를 통해 철저히 확인해야 할 것 같다"며 "소비자 스스로 주의하는 것이 피해를 막는 한가지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교복시장은 아이비클럽이 27%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SK네트웍스(스마트), 에리트 베이직(엘리트), 스쿨룩스 순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