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롯데홈쇼핑의 '카메라렌즈 증발 사건'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미궁'으로 마무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객제품 분실 '귀신이 곡할 노릇' 참조)
업체 측은 명확한 원인규명 없이 누락된 제품을 구매자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사건을 매듭지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유사사고 방지를 위한 업체 측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 사라진 '망원렌즈'… 업체 vs. 소비자
강모(경기도 성남시)씨는 최근 롯데홈쇼핑 온라인 쇼핑몰에서 137만원 상당의 캐논 카메라를 구입했다. 카메라 본체와 표준렌즈, 망원렌즈 등이 세트로 구성된 제품이었다.
그런데 제품을 배송 받은 강씨는 구성품 중 고가로 알려진 '망원렌즈'가 보이지 않아 의아해 했다. 제품 상자를 개봉하는 강씨의 모습을 지켜보던 직장 동료들도 황당해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강씨는 롯데홈쇼핑 고객센터를 통해 문제 사실을 알렸고 사건의 '진실'을 둘러싼 카메라 납품업체 측과의 공방이 시작됐다. '배송했다'는 업체 측과 '받지 못했다'는 강씨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선 탓이다.
납품업체는 롯데홈쇼핑을 통해 CCTV 녹화 화면을 '증거'로 제시했다. 제품 포장과정이 담긴 자료였다.
강씨 역시 "분명 제품(망원렌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강하게 맞섰다.
강씨와 납품업체 사이의 '중간판매책'인 롯데홈쇼핑은 이번 사건 해결에 진땀을 빼다 누락된 망원렌즈를 강씨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납품업체 담당자를 직접 만나 CCTV를 함께 확인해봤지만 문제가 될만한 정황은 없었다"며 "강씨도 제품을 받지 못했다는 일관된 주장을 해 난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품 상자도 강씨가 이미 버린 상태라 박스 훼손으로 인한 배송사고인지 여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사건 원인 파악 불가…업체 "렌즈 지급했다"
누락된 '망원렌즈'가 어디로 '증발'됐는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롯데홈쇼핑과 납품업체가 공동 부담해 강씨에게 렌즈를 지급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이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잘잘못을 가려내기 보다 원만한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강씨 사례와 같은 문제를 막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가제품 배송 '누락'으로 인한 난감한 상황을 재차 만들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유사사고 방지를 위한 업체 측의 대안이 하루 빨리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새 나왔다.
한 소비자는 "구성품 중 특정 상품이 누락된 채 배송되는 사고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며 "롯데홈쇼핑이 판매 제품에 대한 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카메라렌즈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궁금하다"며 "문제의 원인을 찾지 못했는데 유사사고를 방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