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팬택스카이가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베가X'를 LG유플러스에서 사용하려는 소비자들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KT용 '베가X'는 최신 기종답게 2세대 스냅드래곤, DDR2 메모리 등 최고사양으로 무장한 데 반해 LG유플러스용 제품은 이 같은 핵심사양이 일부 빠진 채 출고된 것으로 드러났다.
LG유플러스 측은 사용자가 실제 느끼는 '성능' 차이는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으나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은 달랐다. 소비자 피해 개연성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왔다.
◆ KT-LG유플러스용 '스펙' 차이, 왜?
팬택스카이는 최근 현존하는 스마트폰 중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베가X(모델명 IM-A710K∙ IM-A720L)'를 선보였다.
4인치 화면 디스플레이와 2세대 스냅드래곤, 국내 최초 DDR2 메모리 탑재 등을 특징으로 내세운 이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뜨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KT용 '베가X'와 LG유플러스용 제품 '스펙'이 다르다는 점.
KT용에는 2세대 스냅드래곤이라 불리는 퀄컴MSM8255 1GHz 프로세서가 사용, 512MB의 DDR2메모리가 탑재됐다. 기존 대비 약 1.5배 빠른 메모리 속도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3D 그래픽 속도를 2배 이상 향상, 전력 효율도 최고 2~3배 이상 높였다.
이에 반해 LG유플러스용에는 1세대 스냅드래곤인 퀄컴 QSD8650이 탑재됐고 DDR2메모리는 빠졌다.
KT용과 비교했을 때 메모리 속도, 그래픽 처리 속도에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연속 통화시간이나 대기시간도 KT용이 약 100분 가량 긴 것으로 파악됐다.
동시에 출시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확연한 스펙 차이를 보이는 터라 소비자들의 궁금증은 증폭되고 있다.
LG유플러스 측은 이동통신 방식에 따른 차이라는데 초점을 맞추며 실제 성능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KT는 이동통신 방식중 'WCDMA' 방식을 사용하고 우리는 'CDMA Rev. A' 방식을 사용한다"며 "2세대 스냅드래곤과 DDR2는 우리가 사용하는 통신 방식에서 호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국가나 기업별로 사용하는 이동통신 방식은 여러 개가 될 수 있는데 KT가 사용하는 'WCDMA' 방식은 유럽식 3세대 이동통신 방식, LG유플러스의 'CDMA Rev. A'는 미국식 3세대 이동통신 방식이다.
통신방식이 달라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메모리 등의 사양도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 LG U+ "성능 차이 없다"… 업계 "무슨소리?"
이어 이 관계자는 "(KT용과 비교했을 때) 실제 제품을 사용할 때 느껴지는 차이는 없다"며 "이론상으로는 1.5배 정도의 속도 차가 나지만 3D게임 등을 하지 않는 이상 전체적인 성능 차이는 없다"고 강조했다.
제품 내부 사양을 감안해 판매가도 KT에 비해 낮췄다는 부연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은 달랐다. KT용 제품이 더 우수하다는 사실에는 이견을 달 수 없다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2세대 스냅드래곤과 DDR2를 장착하면 스마트폰 속도가 확실히 빨라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렇지 않고서야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왜 경쟁적으로 진화된 처리장치나 메모리를 사용하겠냐"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용 '베가X'도 뒤쳐지는 제품은 아니지만 KT용이 더 뛰어난 제품임은 분명하다"며 LG유플러스는 제품을 팔아야 하는 입장에서 성능 차이가 없다고 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동일 이름의 스마트폰이라도 이동통신사별 제품 사양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 명확히 안내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소비자는 "'베가X'는 다 같은 제품인 줄 알았다"며 "통신사별로 이렇게 스펙 차이가 많이 나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비자 스스로도 제품 성능을 꼼꼼히 살펴봐야 하겠지만 제품 판매자도 소비자 혼동을 줄이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다른지 알려 줘야 할 것 같다"며 "최소한 제품 구매 후 소비자가 '속았다'는 기분은 들지 않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