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아이폰4 사용자들 사이에서 충전 중 기기본체 '감전사고'를 당했다는 피해사례가 잇따라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의 휴대전화 안전성 시험 및 검사품목에는 배터리와 케이블선, 충전기만 이름을 올리고 있을 뿐 기기본체는 검사항목에서 빠져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폰4의 경우도 배터리를 별도로 분리해 시험을 통과했던 것으로 확인돼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 아이폰 귀에 댄 순간 '찌릿' 감전
#사례1= 최근 아이폰4를 구매한 A씨는 충전 중 수신된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려고 집어 들었다가 '찌릿'한 느낌에 그만 기기를 떨어트리고 말았다. 감전이었다.
A씨의 항의에 업체 측은 정품을 쓴 것이 맞느냐고 오히려 다그쳤다. A씨는 업체 측과 케이블 선에 대한 실랑이만 벌이다가 결국 감전의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
A씨는 "요즘도 충전 중인 아이폰4를 만질 때는 조심스럽다"며 "여전히 깜짝 놀랄 정도의 찌릿함으로 종종 감전되곤 한다"고 불안해 했다.
#사례2= 사진을 다운 받기 위해 아이폰4를 컴퓨터와 연결했던 B씨. 걸려온 전화를 받으려고 아이폰을 귀에 댄 순간 '따끔'한 감전현상이 발생됐다. 통화 내내 같은 현상은 멈추지 않았고 B씨는 결국 통화를 끝까지 마치지 못했다.
B씨는 "사용할 때마다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머리가 쭈뼛하게 설 정도로 감전 되는 때도 있다"며 "심한 정도는 아니지만 임산부나 어린이, 노약자들에게는 문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4의 테두리를 두르고 있는 소재는 전도성 물질이다. 이 부분을 제외한 앞∙뒤 부분은 강화 유리도 덧씌워져 있다.
◆ "아이폰4, 전도성 커버 감전 가능성 있다"
애플 측은 환경에 따라 나타나는 정전기 일뿐 감전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애플 측 관계자는 "어느 전자기기라도 사람은 전도체이기 때문에 정전기를 느낄 수 있다"며 "제품하자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아이폰4는 정부의 안전검사를 거친 후 인증을 받은 제품이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부연이다.
그러나 한 업계 전문가는 "아이폰4는 표면 전체가 금속으로 돼 있어 감전될 가능성이 있다"며 "감전이 되지 않도록 절연(전기가 통하지 않도록 하는 것)시켜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휴대폰 기기로부터 촉발된 감전사고에 대해 전무 하다시피 한 정부의 안전규정이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의 전기용품안전기준은 휴대전화의 배터리와 충전기만 명시하고 있다. 아이폰4의 안전인증을 담당한 정부출연 연구기관 산업기술연구회 산하 한국전기전자시험연구원 역시 배터리만 분리해 시험했을 뿐이다.
기표원 관계자는 "충전기와 케이블선만 안전 인증을 시행한다"며 "휴대전화는 유해전자파 적합성을 따지는 KCC인증만을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전기전자시험연구원 관계자는 "(연구원이) 휴대전화의 안전관리를 시험하는 곳은 맞지만 기기자체를 시험하지는 않고 전자파 적합도만 따진다"며 "그대신 배터리는 공산품 안전대상 품목으로 안전성을 시험∙연구한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감전사고의 원인은 대부분 배터리에 있다는 부연이다.
◆ 아이폰4, 배터리 따로 빼내 안전실험
이 관계자는 이어 "휴대전화에서 감전사고가 발생한다면 누전전류가 샐 가능성도 있다"며 "배터리 내장형인 아이폰4의 경우 배터리만 검사해서는 배터리의 문제인지 회로상의 문제인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휴대전화 배터리는 완충됐을 때 약 4.2볼트(V)가 흐른다"며 "4.2볼트에 감전된다고 감전사로 이어지진 않지만 따끔한 통증을 느낄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화상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이폰4를 포함한 휴대전화 전체기기의 감전사고 개연성이 존재하는 만큼 정부의 정책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대학생 김모씨는 "아이폰 사용자로서 전화할 때 따끔거리며 감전돼 불쾌했던 기억이 있다"며 "사고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는 만큼 애초에 관리∙감독 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아이폰4는 12월 현재 국내에만 총 160만대 정도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