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남양유업이 인스턴트커피 시장에 진출한 시점과 맞물려 '업계1위' 동서식품의 체면이 단단히 구겨진 분위기다.
◆ "100개들이 제품 중 절반 이상이……"
사진 속 문제의 제품은 커피크림과 설탕 등의 내용물이 응고돼 '엿가락'과 같은 형태를 띠고 있다. 커피 알갱이의 색상도 정상제품과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상제품은 연한 갈색에 가깝지만 변질된 제품의 커피알갱이는 짙은 고동색을 유지하고 있었다. 상당한 수준의 변질이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제보자 A씨는 사진제목과 설명을 통해 "(맥심) 아라비카 커피 완전 쓰레기"라며 "100개들이 제품을 샀는데 절반 이상이 사진과 같은 상태였다"고 강도 높은 불만을 쏟아냈다. 동서식품을 지칭한 듯 '개xx'라는 다소 과격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지난 12월 14일 13시경 게재된 이 사진은 4만6000여건의 조회수에 50여건이 댓글(15일 15시 기준)이 달릴 정도로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네티즌들의 의견은 다양했다.
ID 'Rudy'는 "나도 같은 문제로 제품교환을 받은 적이 있다"며 "구입한 제품의 절반 이상에 이상이 있었지만 동서식품 고객센터 측은 인해에 무해하다고 대충 때우려고 들었다. 아라비카 100은 문제가 있는 상품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ID '화끈한인생'은 "나도 예전에 아라비카 속에서 (내용물이 응고된) 막대기가 나오길래 깜짝 놀랜 적이 있다"고 A씨의 제보사진에 호응했다.
보관과정에서의 소비자 실수나 제보내용의 과장을 의심하는 네티즌들의 의견도 일부 포착됐으나 대부부분은 동서식품을 향한 날선 반응이 대다수였다.

동서식품 측은 본보의 사실관계 파악 요구에 '습기유입'을 원인으로 꼽았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사진으로 봤을 때 습기가 들어 가서 생긴 응고 현상"이라며 "커피는 수용성으로 매우 습기에 약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커피믹스 제품은 포장시 온도와 압력으로 포장지를 접합하고 있다"며 "하지만 온도와 압력이 균형을 이루지 못했을 경우 접합면에 작은 구멍이 발생돼 습기가 유입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 "습기가 들어 가서 생긴 응고 현상"
제조공정상의 하자개연성을 일부 인정한 셈이지만 "설비나 관리면에서 (접합면에 작은 구멍이) 발생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언급,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유통과정에 그 원인을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근래 들어 커피믹스 포장지를 칼이나 가위로 자르는 과정에서 개별믹스 포장에 상처가 생겨 습기가 들어가는 케이스가 접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통과정상 관리미숙과 소비자 부주의 등으로 인해 습기가 제품 속으로 유입, 변질을 일으켰을 개연성이 높다는 의미로 정리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질타가 적지 않다.
한 소비자는 "이런 일이 발생되면 업체 측은 적당히 제품을 교환하는 수준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 같다"며 "낭비되는 소비자의 정신적 시간적 비용을 고려해 제품포장 자체를 강도 높게 변경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조언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이번에 시장에 진출한 남양유업은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같은 논란에 빠지지 않도록 세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9800억원 규모의 국내 커피믹스 시장은 동서식품이 70% 이상, 네슬레가 2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남양유업이 최근 도전장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