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그 과자를 먹고 목에 걸려 (아기가) 죽어야 그때서야 시정할 것인가."
일동후디스에서 만든 일부 유아용 과자가 대형 인사사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생후 6개월'로 섭취가능연령이 적시돼 있으나 경도가 워낙 강해 호흡방해나 입 안팎의 상해 등 각종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파악됐다.
업체 측은 해당 사고와 관련 개연성을 극구 부인하는 행태를 보이다가 뒤늦게 인정하는 촌극을 보이는가 하면 제품상에 주의표기를 했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딱딱한 음식에 대한 어린이 섭취 주의를 당부했다.
◆ "헉! 과자 먹였더니 피가……"
8개월 된 아이를 둔 A씨는 얼마 전 아이에게 일동후디스에서 만든 과자인 '아기밀 냠냠 센베이'를 먹였다가 가슴을 쓸어 내리는 아찔한 상황을 겪었다.

'생후 6개월부터 먹을 수 있다'는 제품 포장설명에 따라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으나 과자조각이 아이의 목에 걸려 호흡곤란 증상이 유발된 것.
과자를 한입 베어 물었으나 딱딱한 재질 탓에 아이가 삼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A씨는 업체 측에 항의했으나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는 식의 답변만 되돌아 왔다.
A씨는 "어른인 내가 먹기에도 딱딱한 과자"라며 "그 과자를 먹고 목에 걸려 (아기가) 죽어야 그때서야 시정할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는 '아기가 빨아먹게끔 딱딱하게 만들어졌다'는 일동후디스 측의 설명을 전한 뒤 "6개월 된 아기가 빨기만 하느냐"며 "아기들의 먹거리를 만드는 회사가 아기들의 발달상황도 모르고 있다는 말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피해자인 B씨도 A씨와 유사한 피해경험을 토로했다.
아이에게 해당과자를 물려준 B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가 자지러지듯 울기 시작해 아이의 상태를 살폈다. 과자의 딱딱하고 거친 재질로 인해 아이의 입술 살이 뜯겨 피가 나고 있었다.
B씨는 "이 제품은 물이 없이는 아기들이게 먹이기 힘든 제품"이라며 "아기들이 먹을 때 다칠 수 있다면 문제가 있는 제품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확인 결과 일동 후디스는 이 제품을 '월령에 따른 알맞은 알갱이 크기가 씹는 연습을 도와 두뇌발달을 촉진한다'는 문구를 사용해 홍보하고 있었다.
소아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이 제품을 섭취할 수 있는 기준인 월령 6개월은 아이들의 치아 중 앞니가 나오는 시기다. 딱딱한 질감의 음식물을 씹는 활동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업체 측은 해당사례에 대해 극구 부인하다가 뒤늦게 주의사항으로 표기해 권고하고 있고 아기들의 월령에 맞게 제품의 재질과 성분을 맞췄기 때문에 문제될게 없다는 황당한 논리를 내세웠다.
◆ "월령에 맞게 재질과 성분 맞췄다"
일동후디스 관계자 A씨는 "유아용 과자를 수년간 판매하면서 단 한번도 비슷한 불만이 접수된 바 없다"며 한사코 부인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 B씨의 말은 달랐다. B씨는 "불만사례가 접수된 바 있지만 소비자의 권고사항에 대한 부주의 사례였다"며 해당제품과 관련 된 피혜사례가 이뿐만이 아님을 드러냈다.
서로 다른 입장과 관련 B씨는 뒤늦게 "보고 시 누락된 부분이 있었던 모양"이라며 확대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이는 업체가 소비자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냄은 물론 업체 내 소통부재로 소비자들의 피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이루어지지 않는 원인이 아니냐는 의문만 키웠다.
이어 관계자는 주의사항으로 권고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B씨는"'아기밀 냠냠 센베이'는 침과 섞여 녹는 과자"라며 "성분과 재질을 월령에 맞춰 고려해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기가 과자를 녹여 먹는 것이 능숙하지 않아 보호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제품에 붉은 글씨로 안내하고 있다"며 "우선적으로 소비자들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책임선상에서 한발 물러섰다.
실제 제품에는 '아기가 잘 삼킬 수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반드시 아기 곁에서 지켜보고 누워있을 때나 업고 있을 때는 먹이지 말라', '과자를 먹고 있을 때나 먹고 난 후에는 물이나 보리차 등을 주라'는 등의 주의문구가 표기가 돼 있었다.
하지만 과자를 사전에 잘게 부숴주는 방식이 아닌 이상 아이가 섭취하는 순간을 감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유아들에게 딱딱한 음식물은 금물이라는 입장이다.
박희봉 대한의사협회 소아과 전문의는 "생후 6개월의 아기들은 이유식을 시작할 때이므로 작은 알갱이의 죽이나 과일을 먹여야 한다"며 "이가 나는 시기라 딱딱한 음식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아이의 잇몸주변이 근질근질 할 수 있다"며 "치주와 근육발달에 도움을 주기 위해 과자를 준다면 물에 불려서 주거나 잘 부서지는 과자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