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인터넷뉴스팀]제9호 태풍 '말로'의 진로가 예상대로 7일 낮 남해안 지방에 상륙한다면 25년 만에 처음으로 한 달 사이 3개의 태풍이 한반도를 직접 강타하는 셈이 된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한 달 사이 3개 이상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해는 모두 12차례(1962, 1972, 1973, 1976, 1982, 1985, 1991, 1993, 1994, 1999, 2002, 2004년)다.
이 중 한 달 사이에 3개 이상의 태풍이 한반도에 직접 상륙한 해는 1962년과 1985년 두 차례로, '말로'가 예상대로 남해안에 상륙한다면 역대 세 번째가 된다.
1962년 7월10일 제5호 태풍 '조안'을 시작으로 8월2일 제9호 태풍 '노라', 8월8일 제10호 태풍 '오팔'이 잇달아 우리나라를 덮쳤다.
1985년에는 8월2일 제7호 태풍 '제프'를 시작으로 8월10일 제8호 태풍 '키트', 8월14일 제9호 태풍 '리'가 연달아 한반도를 강타했다. 이 중 '제프'와 '리'는 북한에 상륙했다.
평년(1971~2000년)에는 1월부터 9월5일 사이 발생하는 태풍이 평균 14개 안팎이다.
올해는 같은 기간 9개의 태풍이 발생해 평년보다 5개가량 적었으나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말로'를 포함해 3개로 평년의 2.6개보다 많다.
특히 '말로'는 8월8일 대만 동남동쪽 약 400㎞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제4호 태풍 '뎬무'와 유사한 경로로 이동하는 등 '쌍둥이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뎬무'는 북태평양 고압대의 주변을 따라 제주도 부근까지 북상한 후 고압대가 축소하면서 점차 방향을 틀어 남부지방에 영향을 줬는데, '말로'의 이동경로도 이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당시 '뎬무'는 8월10일 오후 9시께 제주도 서쪽 해상을 통과한 후 강도 약, 크기 소형인 상태로 11일 오전 5시께 전남 고흥군 도화면에 상륙하고서 오후 1시50분께 울산 동쪽 해상으로 빠져나갔다.
'뎬무'는 북태평양 고압대의 주변을 따라 느리게 북진하다가 제주도 서쪽 부근에서 상층 기압골과 합류하고서 북태평양 고압대의 수축에 따라 점차 북동쪽으로 방향을 살짝 틀었다.
방향을 바꾼 후에는 태풍 이동경로 앞쪽에 있던 기압능에 막혀 다소 느리게 북동진했다.
이에 따라 8월10~11일 제주와 남부지방, 동해안을 중심으로 80mm 이상의 비가 내렸으며, 특히 윗세오름 739.5mm, 지리산 420mm 등 제주 산간지역과 지리산에서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또 제주도, 전라남도, 경상남도 해안을 중심으로 초당 15m에 달하는 강한 바람이 불었으며 부산레이더 관측지점에서는 최대순간 풍속이 초당 40.7m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말로'가 제주도에 근접할 때의 규모도 '뎬무'와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뎬무'가 제주도 북서쪽을 지날 때의 중심기압은 985헥토파스칼로 강도는 중, 크기는 소형급이었다.
기상청은 "태풍의 예상진로가 유지된다면 '뎬무' 때와 마찬가지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집중호우와 강풍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