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에서 제기됐던 '수신불량' 문제와 관련된 논란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태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씁쓸한 입맛을 다시는 분위기다.
애플 측은 수신불량현상을 감소시킬 수 있는 보호 케이스(범퍼) '무료제공'을 대안으로 내놨으나 이마저도 '반쪽짜리'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또 다른 반발이 예상된다. 기존 아이폰3GS 사용자들의 불만기류도 서서히 고조되고 있다.
◆ '범퍼 무료제공' 국내서도 내달 30일 까지만?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국내 공급책인 KT는 지난 18일 오전 6시부터 공식 온라인 스토어인 '폰스토어'에서 아이폰4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사이트 오픈 직후 접속자가 몰려 접수하는 데에만 수시간이 걸릴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예약판매 사흘 만에 누적 예약 건수 16만 건을 돌파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 아이폰4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그런 가운데 미국에서 발생한 수신불량 문제를 국내 소비자들이 겪게 될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구입의사를 밝힌 소비자들은 물론 업계에서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애플은 '범퍼 무료제공' 의사를 밝혔다. 내달 30일까지 아이폰4를 구입하는 전 세계 모든 소비자들에게 범퍼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얘기다.
문제는 무료제공 기한이 국가별 제품 출시 시점과는 무관하게 다음달 30일까지라는데 있다.
KT가 지난달 17일 아이폰4 출시 지연 입장을 밝히며 '두 달을 넘기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국내 출시 시점은 9월 중순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국내 소비자들이 애플 측이 제공하는 범퍼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기한은 채 열흘 남짓이다.
'예비사용자' 일각에서는 애플이 아이폰4의 국내 출시 시점을 고려해 '무료제공' 기간도 그에 따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애플 측은 '수신불량'과 관련한 국내소비자들의 우려가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범퍼 무료제공기간과 무관한 제품품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묻어 나오는 대목이다.
이곳 관계자는 "삼성전자 조차도 카달로그 상에 (휴대전화) 밑 부분을 만지면 수신감도에 문제가 생긴다고 얘기할 만큼 모든 휴대전화 제품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이폰4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제품이고 만족하지 못할 경우 무상으로 범퍼를 지급한다"며 "무상지급 기한은 전 세계적으로 동일하게 내달 30일까지"라고 덧붙였다.
아이폰4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호응이 뜨거울 수록 이전 모델인 아이폰 3GS 사용자들의 상대적 박탈감 또한 커지는 모양새다.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을 구입한지 1년도 되지 않아 '구형'이 된 제품을 쓰며 약정기간에 발목을 잡힌 사용자들은 아이폰 4로 갈아타기도 쉽지 않다.
KT는 이러한 아이폰3GS 사용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잔여 할부금 및 요금할인을 다른 고객에게 선택적으로 물려줄 수 있는 '약정승계'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 허울뿐인 '약정승계' 프로그램
KT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 시행으로 기존 3GS 사용고객은 별도의 위약금 없이 아이폰4를 사용하고 3GS 폰은 제3자에게 양도돼 자원의 재활용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
아이폰4의 인기로 아이폰3GS를 서둘러 처분하겠다는 약정승계 매물은 넘쳐나지만 중고기계를 약정까지 얹어 구매하는 소비자는 드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약정승계를 매물로 내놓은 사람이 남은 단말기 할부금 일부를 승계자에게 미리 주겠다는 경우도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폰 3GS를 처분한 뒤 아이폰4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원 사용자가 금전적 손실을 일부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수신불량' 의혹과 더불어 국내 소비자들이 아이폰에 대해 불편한 시선을 거두기 힘든 핵심 사유 중 하나다.
이모씨는 "수신불량 문제가 아직도 말끔히 해결된 것 같지 않아 아이폰 4 구매 여부가 고민스럽다"며 "범퍼 무료제공 등도 애플이 국내 소비자들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 같아 불만"이라고 말했다.
김모씨는 "휴대전화(아이폰 3GS)를 볼 때 마다 애플이 내놓은 '떨이'제품을 산 것 같아 속상한데 약정승계 프로그램마저 허울뿐인 제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아이폰4가 국내 시장에서의 '열풍'을 계속해서 이어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