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인터넷뉴스팀]회사원 A(31)씨는 오랜만에 펀드 계좌를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3년전 가입했던 중국주식펀드가 여전히 수익률 -33%로 3분의 2토막 난 채였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증시가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장기투자의 기점이 되는 3년을 묻어뒀는데도 성과가 극히 저조한 중국주식펀드에 '물타기'를 해야할 지, 아니면 헛된 희망을 버리고 환매를 해야할지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2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중국주식펀드의 최근 3년간 평균 수익률은 -20.75%다.
개별펀드별 3년 수익률을 보면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2(주식) 종류A펀드가 -34.93%의 수익률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어 하나UBS중국 1[주식-재간접]Class C펀드와 KB차이나포커스(주식-재간접)A펀드도 각각 -29.36%와 -30.59%의 수익률로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중국주식펀드는 국내 공모 해외주식펀드 전체 순자산 중 40%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성인남녀 중 절반은 펀드투자를 하고 있고, 펀드투자자의 평균 투자펀드 수는 3개이기 때문에 펀드에 가입한 대다수가 중국펀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주식펀드 중 지난 3년간 손실이 아닌 수익이 난 펀드는 16.12%의 수익을 낸 중국본토주식펀드 PCA China Dragon AShare자 A-1[주식]ClassA펀드와 3.58%의 수익을 낸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법인전용1(주식)종류A펀드 밖에 없다.
이같이 중국주식펀드의 수익률이 저조한 이유는 중국증시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 국내 중국주식펀드의 90% 이상이 홍콩H주에 투자하는 펀드인데, 지난 3년간 중국 항셍종합지수는 -14.32%, 항셍차이나기업(H)지수는 -10.63% 하락했다.
A주는 상황이 더 안좋다. 상해종합지수는 여전히 3년전에 비해 -36.87%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펀드투자자들의 홍콩을 포함한 중국펀드 자산가치는 상반기 말 기준 2007년 10월 기록했던 최고점 당시 자산가치의 47%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하지만 이달 초 이후 중국증시가 상하이A주는 7.91%, 홍콩H지수는 3.56% 씩 반등하고 있고, 주가수익비율이 본토증시는 15배, 홍콩H주는 12배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중국 증시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펀드 전문가들은 아직 반등추세가 명확한 것은 아니고, 기간조정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3분기가 중국펀드 매수에 적기라고 말했다. 3년전 고점에 중국펀드에 투자를 시작한 투자자라면 1년내 손실을 만회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어느 정도 반등이 이뤄지면 비중조절에 나서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대우증권 허재환 수석연구원은 "중국증시가 바닥권이기는 하지만, 최근의 반등세가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것은 아닐 수 있는 만큼, 8월초 어닝시즌 이후 확실한 반등을 확인한 후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중국증시가 다시 2007년 전고점을 회복하려면 시간이 3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펀드애널리스트는 "최근 중국증시가 일부 반등하기는 했지만, 현재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당시에 가까울 정도로 가격메리트가 커져, 3분기가 매수적기"라며 "서구자금의 투자욕구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장기간 투자했다 손해를 본 투자자라면 조금 더 반등하면 손실분에 대한 비과세조치가 끝나는 올해 말 이전에 비중조절을 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중국증시가 장기성장성이 있기는 하지만, 6개월이나 1년안에 전고점으로 되돌아가 손실을 모두 만회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대증권 김용희 펀드리서치팀장은 "중국증시는 경기둔화로 가격조정이 충분히 이뤄졌고, 이제 기간조정을 거칠 타이밍"이라며 "정책적 리스크에 대한 점검이 끝날 3분기 말 정도가 중국펀드를 매수하기에 적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