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세대교체·성과주의' 인사로 글로벌 성장동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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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세대교체·성과주의' 인사로 글로벌 성장동력 확보
  • 박준응 기자 pje@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12월 21일 16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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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사업서 역량 입증한 50대 CEO 중용…확실한 성과 낸 경영진에겐 신뢰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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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박준응 기자] 롯데그룹이 각 계열사별 해외사업에서 역량을 입증한 50대 최고경영자(CEO)들을 일선에 배치하며 향후 글로벌경영을 위한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특히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을 공략하는 데 있어 경쟁력 있는 인선을 마쳤다는 평가다.  

롯데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에 걸쳐 2019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롯데 관계자는 "올해 임원인사를 통해 신동빈 회장이 강조해온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과 글로벌 사업을 강하게 추진하고 그룹에 혁신을 일으킬 새로운 인재들을 전면 배치해 미래 50년의 성장을 준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19일에는 식품·화학·서비스·금융 부문 인사가 이뤄졌다. 이날 인사에서는 식품·유통·화학·호텔&서비스 등 4개 부문 중 화학·식품 2개 부문의 부회장급 사업부문(BU)장이 교체되며 세대교체의 시작을 알렸다. 

그간 주요 인수합병(M&A)을 진두지휘하며 롯데 화학부문을 유통부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키우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허수영 화학BU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룹 핵심인 유통부문에서 주요 계열사를 이끌며 그간의 성장을 이끌어온 이재혁 식품BU 부회장과 소진세 사회공헌위원장도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줬다.

이 같은 '공신'들이 물러난 자리는 그룹 내 해외사업 전문가로 꼽히는 CEO들로 채웠다. 

김교현 신임 화학BU장은 2010년 롯데케미칼타이탄(LC타이탄)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대표직을 맡아 실적을 크게 개선시키는 등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인정받았다. 롯데케미칼 대표에 선임된 이후에는 적극적인 설비투자를 주도하며 지난해와 올해 롯데케미칼의 눈부신 실적 성장세를 주도해왔다. 

특히 인도네시아 복합 유화단지 건설 프로젝트 등 롯데 화학부문이 최근 집중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해외사업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신 회장 경영복귀 이후 발표한 향후 5년간 50조원의 투자계획 중 20조원이 화학부문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를 활용해 글로벌 영향력을 키워나가는 중임을 잘 소화할 적임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영호 신임 식품BU장 또한 2012년부터 롯데푸드 대표를 맡아 실적을 크게 개선시키고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신흥시장에서 롯데 식품부문의 영토 확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롯데푸드는 이 신임 식품BU장이 대표로 취임한 2014년 659억원, 2015년 692억원, 2016년 798억원 등 지속적으로 실적이 개선됐고 사드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와중에도 전년 대비 63.4% 증가한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피해를 최소화했다. 최근에는 적극적인 M&A를 통해 해외사업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 

향후 롯데 식품부문의 주요 해외거점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20일과 21일 유통·기타 부문의 인사에서도 같은 기조가 이어졌다. 

이날 인사에서 우선 문영표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롯데마트 대표를 맡게 됐다. 문영표 신임 대표는 2008년 인도네시아 마크로(Makro)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인도네시아법인장, 동남아본부장을 거치며 현지 할인점 사업 및 물류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은 인재로 꼽힌다. 이에 중국 철수로 새로운 해외 먹거리 창출이 시급한 롯데마트의 현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힌다.

그러면서 확실한 성과를 낸 경영진에게는 든든한 신뢰의 시그널도 보냈다. 

신 회장 부재기간 비상경영체제를 이끌며 빈자리를 지켜준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중국시장에서 철수하는 와중에도 오히려 3분기 실적을 회복시킨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사상 최초 매출 4조원을 돌파한 롯데하이마트의 고공성장을 이끈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 등은 유임됐다.

또한 지난해와 올해 각각 개봉한 '신과함께' 1,2편 모두 1000만 관객을 넘기며 한국 영화 최초로 '쌍천만'을 기록한 롯데컬처웍스의 차원천 대표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롯데 인사는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둔 큰 폭의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지난해 삼성전자 임원인사와 닮아 있다"며 "올해 삼성전자가 각종 악재에 시달리면서도 지난해 전진배치 된 '젊은피'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것처럼 향후 롯데 또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 이번 세대교체가 사드여파 지속,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신동빈 회장 재판 등 롯데가 직면한 여러 난관들을 헤쳐 나가는 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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