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가 스타필드, 이마트24, 부츠에 이어 선보인 새로운 유통채널 '삐에로 쑈핑'을 대표하는 해시태그다.
삐에로쑈핑은 공개되기 수 개월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정용진 부회장이 일본 여행 중 돈키호테를 방문했다가 영감을 얻은 것으로 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수십만 팔로워를 거느린 정 부회장은 삐에로쑈핑 오픈 일정을 직접 홍보하는 열의를 보여왔다.
돈키호테는 일본 관광객들이 기념품과 식료품을 구매하기 위해 필수로 들리는 쇼핑몰이다. 여러 층을 한 번에 사용하며 식품부터 주류, 약품, 성인용품, 캐릭터 상품 등을 총망라한다.하지만 '신세계표 돈키호테'를 기대하고 방문한 삐에로쑈핑은 그냥 돈키호테 그 자체였다. 여러 입소문이 없었어도 삐에로쑈핑의 외관을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돈키호테를 연상할 것 같았다.

신세계는 매장에 상주하는 직원이 직접 작성한 손글씨 안내판을 부착해 쇼핑의 재미를 더했다고 설명했지만, 이것마저 차이점이 없었다.
20~30대 고객을 겨냥해 마련한 성인용품 및 코스프레 용품 코너 역시 마찬가지로 돈키호테의 명소(?)중 하나여서 식상했다. 삐에로쑈핑 내 성인용품 코너에 들어가기 위해선 커튼을 걷고 들어가야 하는데, 이마저도 돈키호테와 똑같았다. 심지어 구색도 부족했다.
이러다 보니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똑같아도 너무 똑같은 거 아니야?"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돈키호테를 모르는 사람들은 쉽게 '다이소'를 떠올리기도 했다.
식품부터 주류, 생활용품까지 전반적으로 일본 수입제품이 많아 일본에 온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지하 2층 구석에 흡연실이 위치한 것이었다. 지하철 2호선 콘셉트를 차용해 색다른 재미를 부여했다.

화장품 코너는 보통 헬스앤뷰티(H&B) 스토어와 비슷한 인테리어였지만 생전 처음 보는 브랜드들이 많았다.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어서 선뜻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었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홍보의 장으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화장품 코너보다는 그 안쪽에 위치한 서클렌즈 판매 코너가 더 신기했다.
직원 유니폼 뒷면에 '저도 그게 어딨는지 모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점과 안내판에 '급소가격' '갑of값'이라는 문구가 적힌 것도 꽤 재미있었다.
CJ 푸드월드 등 코엑스몰 내 식음료 매장 밀집지역에 위치해 있어 집객은 수월할 것 같았다. 또 매장 중간에 에스컬레이터가 있어 쉽게 쇼핑할 수 있었다. 지하 2층은 주차장과도 연결된다.
하지만 삐에로쑈핑이 돈키호테의 '카피캣'으로 남지 않기 위해선 더 많은 진화가 필요하다.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상품 구색을 점장의 자율에 맡기겠다고 한 만큼 더욱 색다른 상품과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