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흥식 금감원장은 12일 "금융감독원장의 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당분간 유광열 수석부원장이 직무 대행을 맡게 된다.
최 원장은 이날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부정하면서도 "당시 본인의 행위가 현재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을 수 있고 금융권의 채용비리 조사를 맡은 금융감독원의 수장으로서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직에서 물러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신임 감사를 중심으로 한 특별검사단 조사는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최 원장은 "금융기관의 공정한 채용질서 확립은 금융시장 발전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최흥식 금감원장이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칼날을 휘둘렀던 점에서 최 원장의 채용비리 의혹은 큰 파장을 몰고 왔다. 특히 금감원과 하나금융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과 채용비리, 사내외이사 교체 등 문제를 두고 계속 충돌해왔다.
금감원은 지난해 연말 채용비리가 의심되는 11개 은행에 대해 현장검사를 실시한 후 지난 1월 중순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 광주은행 등 5개은행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후 검찰은 수사에 착수해 5개 은행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특히 하나은행은 2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진행해 관련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9일 최 원장의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시절 청탁의혹이 불거지면서 상황이 급격히 변했다.
최 원장은 지난 2013년 대학 동기의 아들이 하나은행에 지원한 청탁을 받고 동기 아들의 이름을 하나은행 인사 담당 임원에게 알리면서 발표 전 합격 여부를 알려달라고 했던 것이 밝혀진 것이다.
이에 최 원장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그는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있을 때 외부에서 채용과 관련한 연락이 와서 단순히 이를 전달했을 뿐 채용에 있어서 관여한 적은 없다"며 "추천자 명단에 기재됐다는 사실만으로 추천 대상자를 모두 부정 채용으로 본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최 원장은 이날 오전만 해도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었다. 그는 신임 감사를 중심으로 독립된 특별검사단을 구성하고 조사 결과 본인이 책임질 사안이 있으면 응분의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다만 이 사안이 금감원과 하나은행 간 진실 공방을 넘어 정치·사회적인 파장이 커지자 오후 들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