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백조로 재탄생' 기아차 K5 '백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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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백조로 재탄생' 기아차 K5 '백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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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 베스트카를 꿈꾼다."


기아자동차가 중형 세단 로체 이후 4년5개월 만에 내놓은 야심작 'K5'.

지난달 뉴욕모터쇼에서 현지 언론매체들로부터 "백조로 거듭났다"는 극찬을 받았던 바로 그 차다.

그런 이유에선지 K5는 사전예약판매가 시작된 지난달 5일부터 지금까지 1만7천여대의 판매실적을 올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기아차는 5월 말까지 2만대가 팔릴 것으로 전망한다.

"예상은 했지만 놀랍다"는 게 관련업계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해외에서의 호평과 국내 판매 호조라는 선입관을 배제하고, 과연 극찬을 받을 만한 차인지 `몸으로' 확인하고자 시승차를 몰아봤다.

급커브에서 돌발상황 발생 시 차량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단거리 코스와 강원도 양양에서 통일전망대까지 64㎞를 왕복하는 장거리 코스에서다.

시승차로는 K5가 세계적으로 `검증된 명차'인 도요타 캠리 2.5를 넘어선다는 기아차 측의 자신감에 따라 세타Ⅱ 2.4 GDI 가솔린 엔진을 얹은 최고사양 차량을 이용했다.

단거리 구간에서는 캠리 2.5와의 깜짝 비교시승도 이뤄졌다.

시승자를 기다리던 K5의 외관을 보는 순간 기아차가 왜 `디자인 기아'를 외치는지 감이 잡히는 듯 했다.

세련미와 강인함은 사진을 통해 본 K5와는 또다른 느낌이었다.

테두리를 크롬으로 마무리한 라디에이터 그릴은 기아차의 전통적인 정체성인 호랑이 모양을 떠올리게 했다.

여기에 블랙베젤을 적용한 HID 헤드램프와 국내 최초로 장착된 스마트 코너링 램프는 하이테크한 분위기를 더했다.

옆모습은 최근 경향을 반영한 쿠페 스타일이었다.

뒷부분 유리창으로 흘러내리는 루프라인 크롬 가니쉬는 쏘나타처럼 선의 끊김이 없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내려앉았다.

10쪽 꽃무늬 모양의 18인치 알루미늄 휠은 세련미를 더했다.

앞부분과 달리 뒤는 안정감에 주력한 듯한 생각이 들었다.

날렵한 모양의 LED 리어콤비램프는 세련되면서도 튀지 않으려는 절제미를 부각시켰다.

운전석에 앉자 감싸 안기는 느낌이 들었다.

모든 기계버튼이 있는 센터페시아는 운전자 쪽으로 9.6도 기울어 있었는 데, `운전자 중심 조종공간'의 설계개념이 적용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공간도 넓어 보였다.

다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인 레그룸이 전석은 캠리보다 17㎜, 후석은 21㎜가 길고, 엉덩이부터 실내 천정까지인 헤드룸의 경우 전석은 29㎜가 길고, 후석은 5㎜가 짧다고 기아차 측은 설명했다.

시동버튼을 누르자 차가 조용히 반응했다.

기어는 수동모양이었다. 직선형태가 고스란히 노출된 자동기어의 차가움을 보완하려는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액셀러레이터를 보니 바닥에 고정되어 있다. 최근 캠리 등의 바닥 매트가 액셀에 걸려 사고유발 가능성이 있어 리콜당한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았다고 한다.

가속 페달을 밟는 것과 동시에 차가 앞으로 튕겨나갔고, 그 힘은 고급 수입차에 비해 절대 떨어지지 않았다.

다만 고속주행시 `웅'하는 소리가 약간 거슬리긴 했지만 크게 신경 쓸 수준은 아니었다.

기아차가 가장 강조한 코너링에서는 왜 K5가 우수한지가 여실히 드러났다.

접지력이 강해 급커브 코스에서도 차체 흔들림이 거의 없이 땅에 착 붙는 느낌이었고, 기아차의 주장대로 쏠림 현상은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였다.

여기에 쓰인 기술이 바로 기아차가 자랑하는 VSM이다.

VSM은 차체자세제어장치인 VDC와 ABS, 언덕길 출발 시 차량이 밀리는 것을 방지하는 HAC를 합쳐놓은 것이다.

주행할수록 드는 생각은 힘이 좋다는 것이었다.

2.4 GDI엔진은 최고 출력 201마력에 최대토크 25.5㎏.m이다. 이는 최고출력 175에 최대토크 23.6㎏.m인 캠리 2.5보다 강력한 것이다. 준대형급의 동력 수준이라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연비는 12㎞/ℓ인 캠리 2.5보다 나은 13.0㎞/ℓ를 구현한다.

정속주행장치인 크루즈 컨트롤과 액티브 에코 시스템 장착으로 연료 절감 효과를 높였다고 한다.

K5는 탑승자의 건강까지 생각했다.

대표적인 것이 세계 최초로 적용한 바이오케어 온열시트다. 고분자 코팅과 은성분이 함유된 원단이 황토나 옥 방석보다 많은 원적외선을 방출한다.

이 밖에 국내 최초로 적용된 온열 스티어링 휠을 비롯해 승용차 최초의 액티브 에코 시스템과 동급에서 최초인 급제동 경보시스템 등이 돋보였다.

K5는 택시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 것 같았다.

경제형 ISG 모델은 정차 시 자동으로 엔진이 꺼지고 출발 시 시동이 다시 걸리도록 해 공회전을 막음으로써 연비를 6% 향상시켰다.

가격은 K5 최고사양인 프레스티지 2.4가 3090만원.

국내 중형 세단치고는 낮지 않지만 캠리 2.5가 349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경쟁력을 가질 만하다는 평가다.

각종 첨단장치에 고품격 디자인을 갖추고 편안한 승차감을 선사하는 K5가 진정한 '백조'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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