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복제약값 16개국중 세번째로 '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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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복제약값 16개국중 세번째로 '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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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제네릭(복제) 의약품 가격이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의 70% 수준으로 제네릭 약가가 전반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네릭 약가를 추가로 인하해야 할 근거가 생긴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9일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제네릭 의약품의 가격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발주했던 우리나라와 15개 주요 선진국 간 제네릭 약가비교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 국내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제네릭 의약품의 상대가격(이하 사용량을 감안한 가중평균가격)은 72.5%로 16개국 중 10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26.1%), 일본(49.5%), 영국(58.3%), 프랑스(67.9%) 등보다 훨씬 높은 반면 이탈리아(84.7%), 스페인(81.4%), 호주(81.3%) 등 보다는 낮았다.

이는 종전 추정치였던 80%보다는 낮은 결과이기는 하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사용량을 고려치 않고 개별 약가만을 봤을 때 우리나라의 제네릭 가격 수준은 16개국 중 14번째로 낮은 수준이었으나 사용량과 환율을 감안해 성분별 가중평균가를 기준으로 한 가격지수(피셔 산식)에선 16개국 중 세번째로 높았다.

우리나라의 제네릭 약가를 100으로 봤을 때 일본(126), 스위스(115)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국가들은 100 이하로 모두 한국보다 낮았다.

특히 구매력지수(PPP)를 기준으로 한 가중평균가 지수는 16개국 중 가장 높았다.

이는 국내 병·의원이 그만큼 고가의 제네릭을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고 만연한 의약품 리베이트 수수가 원인이라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연구를 맡은 권순만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도 사용량을 가중치로 둔 약가수준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를 국내 의약시장이 동일성분 제네릭 가운데 고가 제품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 사용된 의약품 가운데 제네릭 의약품의 점유율은 64.5%로 미국(88.1%), 독일(77.8%), 영국(69.2%) 등 6개국을 제외하면 9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약제비를 매년 1%씩 줄여나가는 목표였는데 되려 1%씩 늘어나면서 작년 약제비가 11조원을 넘어섰다"며 "제네릭 약가를 더 인하해야 할 기초근거 자료가 확보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결과는 2006년 12월 약제비 적정화방안 이후는 물론 지난 3월 제네릭 약가를 68%에서 54%로 낮추기로 한 이후의 제네릭 약가가 반영되지 않아 구체적 정책방향을 시사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

권 교수는 "개별 산술평균가를 기준으로 하면 비교 대상 중 15∼20%는 우리나라 약가가 가장 낮다는 분석결과도 나온다"며 "따라서 제네릭 의약품의 품질이 확보된다는 전제하에 저렴한 제네릭 사용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현행 제네릭 약가에 대한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고 보고 제네릭 등재목록 정비 과정에서 약가인하 수위와 시기를 조정하기로 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내 제네릭 가격수준에 대한 문제가 쟁점이 되자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인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이 이해당사자가 모두 수긍할 수 있는 객관적 연구결과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데 따라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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