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애플의 '아이폰 성능 고의 저하' 의혹이 여전히 구설에 오르고 있다. 국내 법무법인이 주도하는 손해배상 소송에 참여하는 소비자도 날로 느는 추세다.

◆"민법상 채무불이행 등 적용"

현재 국내에서는 법무법인 한누리와 법무법인 휘명이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떠오른 아이폰 사태와 관련해 애플에 각종 혐의를 적용했다.

제기된 혐의들을 종합하면 △민법 제390조(채무불이행)·제750조(불법행위) 위반 △소비자보호법(소비자기본법) 제4조(소비자의 기본적 권리), 제19조(사업자의 책무) 2·3·5항 △제314조 2항(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형법 제366조(손괴죄) 등이다.

이들은 해당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대한 기획과 시행의 책임이 있는 애플 본사를 대상으로 소송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다만 소비자의 알 권리를 숨기는데 가담하는 등 혐의가 파악될 경우 애플 코리아도 공동 피고로 삼을 계획이다.

한누리의 경우 4가지 소송 절차를 염두에 두고 있다. 고려되고 있는 절차는 △국내 법원을 통한 제소 △미국 집단소송에 동참 △시민단체와 공동 소송 △한국소비자원을 통한 집단분쟁조정 등이다. 이 중 실익을 고려해 국내와 미국에서 민사 소송 과정을 밟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민사 소송은 통상 금전 배상을 목적으로 제기된다.

애플을 처벌할 수 있는 형사소송에도 여지를 두고 있는 휘명은 소비자 손해에 대해 무상교환, 전액환불, 일정 금액 상당 배상금 지급 등 여러 배상 방안 중 적절한 형태로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 상황에서는 새로운 배터리·제품으로 교환해주는 물물 방식보다 환불, 비용 지급 등 금전 형태로 배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고객들이 이미 새 부품이나 기기로 교체했을 수 있고 연락처, 사진 등 개인정보와 액세서리 등 개인 요소가 현재 사용중인 아이폰에 담겨 있어 제품을 바꾸는 것이 번거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소송 참여 희망자 26만명...손해배상액 970억원 이를 듯

국내에서 소송 절차가 이어지는 것을 전제로 애플의 혐의가 인정될 경우 각 소비자들은 피해액에서 법무법인 등 소송 대리인이 받는 승소 대가를 배제한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공보수 금액 규모는 휘명의 경우 각 소비자가 돌려받는 금액의 11%로 산정한다고 밝혔다. 1인당 소송 절차 비용 1만9900원도 포함해 받는다.

한누리는 관련 사안을 현재 검토 중이지만 휘명과 비슷한 10% 안팎 수준으로 수임료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송 절차 비용은 받지 않고 성공보수금만 받을 방침이다.

소비자들이 이번 피해와 관련해 지불한 사례에는 배터리·기기의 교체나 수리, 기기 유상교체(리퍼), 신형 아이폰 구입 등이 포함된다. 각 비용은 배터리 교체의 경우 애플이 최근 인하하기 전 금액인 10만원, 수리·리퍼(이동통신사 단말 보험 미적용) 30~40만원대, 신형 아이폰(아이폰7시리즈 32GB 출고가 기준) 78만~95만원대다.

각 사례별 인원이 동등하다고 가정할 때 손해 배상액은 평균 1인당 41만5000원이다. 여기에 성공보수 10%를 제외하면 37만3500원이다.

최근 한누리 온라인소송닷컴에서 파악된 소송 참여 희망자 수 26만명을 기준으로 추산할 때 애플이 우리나라에 지급할 손해 배상액은 97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애플이 내놓은 대책인 배터리 교체 비용 인하폭 6만6000원을 적용했을 때 전체 배상액 171억원과 비교하면 5.5배가 넘는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애플이 보상책을 내놓는 등 이례적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 불만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어 소송 제기는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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