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최고 49층 높이로 재건축을 추진해온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결국 최고 35층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시가 49층을 완강히 불허하면서 사업 진행이 어려워지자 결국 속도를 내기 위해 서울시 요구안인 35층을 수용한 것이다.
그러나 잠실주공5단지와 마찬가지로 내년 부활하는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전일 주민들로부터 최고 층수 '35층' 안과 '49층' 안 중 하나를 선택한 동의서를 제출 받은 결과 '35층' 안에 과반의 동의가 모였다.
이 아파트 토지 등 소유자 3662명 가운데 2601명이 35층 안을 선택했다.
당초 은마아파트 조합은 14층 높이의 4424가구 아파트를 철거해 최고 49층 6054가구로 재건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서울시의 반대에 부딪쳐 사업이 좀처럼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서울시와 조합은 2015년 말부터 5차례에 걸쳐 층수 조정을 위한 사전협의를 해왔으나 서울시는 35층을, 주민들은 49층을 주장한 채 평행선을 달렸다.
서울시는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에서 일부 50층 재건축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는 잠실주공5단지가 '광역중심지'에 있기에 가능했다. 서울시는 은마아파트의 입지가 잠실5단지처럼 광역중심지에 있지 않아 종상향을 통한 초고층 재건축을 허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 같은 맥락에서 서울시는 지난 8월 이 아파트 조합이 제출한 정비계획안을 이례적으로 '미심의'하며 퇴짜를 놓기도 했다.
서울시가 확고한 불허 입장을 고수하자 추진위는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49층 안 대신 35층 안을 선택하게 됐다. 2003년 추진위 설립 이후 재건축 추진 단계에만 14년째 머물고 있는 만큼 서울시의 불허에 반해 49층을 고집하기 힘들었을 것이란 판단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전날 주민들이 선택한 35층 안에 따르면 재건축으로 지어지는 가구 수는 5905가구로 49층 안에 비해 다소 줄어든다. 이에 조합원 추가분담금도 늘어날 전망이다.
추진위는 서둘러 재건축을 추진하기를 원한다는 주민들의 의견이 확인된 만큼 이르면 내달 중 서울시에 정비계획안을 다시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구역지정이 연내 이뤄지면 내년 상반기 조합설립인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시공사로는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이미 선정돼 있다. 현재는 서울시에서 재건축 시공사를 선정하려면 건축허가를 먼저 받아야 하지만 은마아파트는 관련 제도 개편 이전에 이미 시공사를 정했다.
서울시 안을 수용했지만 은마아파트는 잠실주공5단지와 마찬가지로 내년에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