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제조업만 보면 효과가 크지 않을 수도 있지만 높은 수준의 서비스업 시장 개방과 투자보장 합의를 이룰 경우 터키 뿐 아니라 유럽연합과 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5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26일부터 닷새 동안 터키 앙카라에서 터키와의 FTA 첫 협상을 한다. 이번에는 협상에 관한 기본 틀을 채택하고 상품, 서비스ㆍ투자 등 4개 분과회의를 열어 협정문 초안에 대한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협상은 브릭스(BRICs)의 뒤를 잇는 신흥국과의 첫 FTA 추진이라는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한.터키 FTA협상 개시와 의미' 보고서에서 "터키는 브릭스에 이은 새로운 신흥시장 그룹에 항상 포함되는 곳"이라며 "포스트 브릭스 국가와 우리나라가 추진하는 첫 FTA"라고 평가했다.
터키는 주요20개국(G20) 회원국이기도 하다. 지정학적으로는 유럽과 아시아, 중동의 사이에 있으며 지중해를 건너면 아프리카다. 경제위기 전인 2002~2007년 연평균 7%대의 고성장을 했고 인구도 7천500만명으로 내수시장도 적지 않다.
타결시 경제효과도 클 전망이다. 일단 제조업 관세를 전면 철폐할 경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01~0.03%, 후생수준은 1억6천만~2억8천만달러 증가할 것으로 KIEP는 분석했다. 그러나 서비스업시장이나 투자 확대, 터키시장의 잠재력 등을 감안할 때 예상보다 효과가 훨씬 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농림수산품, 담배, 광산품, 가죽제품을 뺀 모든 산업에서 터키에 대해 수출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고 KIEP는 설명했다.
KIEP는 협상방향과 관련, "신흥국과의 FTA 협상방향을 설정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며 "상품뿐 아니라 서비스시장 개방, 투자안전보장, 에너지.건설.교통 분야의 한국기업 진출 협력이 포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양국간 교역액은 1997년 10억달러를 돌파한 이후 지금은 연간 30억달러를 웃돌고 있다. 우리나라의 터키에 대한 수출은 2000~2007년 연평균 25% 늘었다. 금융위기로 지난해 교역액은 31억달러 수준으로 줄었지만 22억달러의 흑자를 내며 전통적인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2007년에는 우리측 무역흑자가 38억달러에 달했다.
투자 규모는 미미한 편이다. 2009년 3월말 현재 한국의 대(對)터키 투자는 4억5천만달러로 전체 해외직접투자의 0.3% 수준이었고 터키의 대한국 투자는 800만달러에도 못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