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국정 농단'에 연루돼 재판을 받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은 "수사 당시 특검에서 삼성과 관련한 진술을 하라는 압박과 회유를 받았다"고 1일 주장했다.
안 전 수석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특검으로부터 크게 두 가지 강한 요구를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 합병 과정에 대통령 지시를 받고 제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진술과 보좌관을 통해 입수한 업무 수첩 39권 관련한 진술, 이 두 가지가 (특검이) 나를 계속해서 압박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과 관련해 대통령의 지시도 없었고 국민연금관리공단이나 복지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으며 수사 과정에서 기억나는 대로 사실대로 진술했다"며 "그런데도 특검이 관련 진술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특검이 가족의 개인적인 모든 문제를 파헤치겠다고도 했고 언론에도 많이 알려질 거라고도 했다"며 "아내를 구속하겠다고 얘기하고 나중에는 기소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회유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차 구속영장 청구를 앞두고 강도가 훨씬 강해졌다고 주장하며 "몸과 마음이 힘들었으나 없는 사실을 얘기해선 안 되겠다는 마음으로 버텼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업무 수첩과 관련해선 "내용 자체가 불리해서 (증거로 쓰이는 데) 동의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라며 "특검이 조사 과정에서 조각조각 보여주면서 기억나는 걸 얘기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정면 반박했다.
특검 측은 "피고인의 주장은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며 "안 전 수석은 삼성 또는 업무 수첩 관련 진술을 강요 받았다고 얘기하는데 이번 사건은 삼성과 관련이 없고 업무 수첩이 증거로 채택되지 않아도 문제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금껏 대통령 지시에 따라 국가를 위해 일했을 뿐이라고 주장해왔는데 이번 사건(뇌물수수 혐의)이 드러나 종전 주장이 완전히 근거를 잃게 되면서 수사 의도나 내용을 부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