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古稀)를 앞둔 만학도가 지역의 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동시에 5번째 석사학위를 목표로 대학원에 재진학하기로 해 화제다.

주인공은 고규환(69.아세아시멘트 대표이사)씨로 22일 대전대 '2010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다.

그는 앞서 한양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95년 대전에 내려와 충남대에서 건축공학 석사학위와 대전대에서 사회복지학 석사, 경영학 석사 등을 취득해 석사 4관왕에 오른 상태.

오는 3월에는 대전대 행정학 석사과정에 입학하기로 하는 등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끊임없는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고씨는 "배움에는 끝이 없고 늘 자신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부지런히 배우다 보니까 여러 개의 석사학위를 지니게 됐고 이번에 박사학위까지 받게 됐다"며 "학문에 투자하는 만큼 생활의 다룬 부분을 어느 정도 포기해야 했지만 배우는 것 자체가 즐겁고 행복해 힘든 줄 몰랐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기의 부족함을 채울 기회를 놓치지 말고 책과 가까이하면서 이웃을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그동안 배운 것을 열심히 사회에 환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고 씨는 특히 '나눔'은 '선택이 아닌 사회적 의무'라는 생각으로 지난 2006년부터 고향인 경북 문경의 문경장학회를 비롯해 세하장학회, 대경장학회 등 3개 장학재단을 설립, 어려운 환경의 학생들에게 학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 장학회를 통해 60여 명의 학생들에게 지원하는 장학금 가운데 고 씨가 개인적으로 내놓는 금액만 매년 8천만~1억원 정도 된다.

그는 "살아있을 때 베풂에 익숙해지고 싶고, 나눔과 배움이 사람을 만드는 사회를 만들고 싶었다"며 "인생을 마감해야 하는 시기에 사회 덕분에 잘 살았는데 무언가 이바지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씨는 이번 학위수여식에서 국내 시멘트 산업계의 자본조달 행태를 연구한 논문인 '자본조달 행태와 자본구조 결정요인에 관한 실증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게 된다.

고씨는 "에너지 다소비산업인 시멘트 산업은 2008년 하반기부터 에너지가격의 폭등으로 생산원가가 급격히 상승해 채산성이 악화되고, 미국발 금융위기로 유동성이 악화되는 이중고를 겪게 됨에 따라 기업들의 자본구조에 큰 변화기 일어났다"며 "시멘트 산업의 자본구조를 결정짓는 요인에 대한 연구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어떤 재무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지와 어떤 자본구조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를 규명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