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줄 막힌 GS건설, 전환사채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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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줄 막힌 GS건설, 전환사채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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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하락으로 회사채 발행 어려워...주주들 우려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GS건설(대표 임병용)이 전환사채(CB) 발행한도를 늘리기로 했다. 신용등급 하락으로 회사채 발행이 곤란해진 GS건설이 CB 발행을 택했다는 지적이다.

주주들 사이에선 주주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오는 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보통주 전환사채 발행한도를 기존 5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상향할 예정이다. 동시에 종류주 전환사채 발행한도는 5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줄인다. 보통주∙종류주 통합 한도는 1조원으로 기존과 같다.

GS건설은 우선주 등 종류주를 발행하지 않아 정관변경 안이 가결되면 사실상 보통주 전환사채 발행한도만 8000억원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GS건설은 아울러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도 보통주는 5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종류주는 5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각각 변경하기로 했다.

전환사채란 채권발행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을 말한다. 투자자가 전환을 신청하면 미리 결정된 전환가액에 신주가 배정되고 채권은 소멸한다.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정해둔 신주인수가격에 신주를 살 권리가 추가된 회사채다. 인수권을 행사해도 채권은 존속한다.

GS건설은 작년 4200억원어치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현 전환사채 한도를 거의 소진했다. 발행된 전환사채는 '제131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표면이자율 2.90%, 2500억원)와 '제132회 무보증 무담보 기명식 해외전환사채'(4.50%, 약 1700억원) 등 2건이다.

제 131회의 전환가액은 2만9471원이며 전환청구기간은 내달 12일부터 2021년 3월12일까지다. 제132회는 전환가액이 3만4125원, 청구기간이 오는 7월21일~2021년 7월14일이다.

이 회사 전환사채 발행액 규모는 건설업계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를 통틀어 최대 수준이다.

GS건설이 전환사채 발행을 점차 늘리고 있는 건 일반 사채 발행이 어려워진 점과 무관치 않다.

GS건설은 지난해 말 신용등급이 A0에서 A-로 떨어졌다. 플랜트 부문 손실 확대와 과중한 부채부담 등이 등급 하락의 근거가 됐다. 신용등급 하락을 기점으로 GS건설 회사채 금리는 대폭 상승했다. 가뜩이나 건설업 전망이 부정적인 상황에 회사채 발행은 곤란해졌다.

이에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새로운 자금조달 창구를 모색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전환사채는 일반 사채보다 발행이 용이하다. 신용등급 대비 저금리를 매길 수 있고 투자수요도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GS건설은 현재까지 3건의 전환사채를 발행했으며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아직 발행한 적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GS건설이 일반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장기차입을 유치하는 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와 같은 주식 연계 자금조달 계획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액주주 입장에선 전환사채가 대거 신주로 전환될 경우 주식수가 늘면서 주가와 지분율이 희석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지난해 GS건설이 발행한 전환사채 중 제131회는 내달 전환청구기간이 시작된다. GS건설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3만1200원이다. 이는 제 131회의 전환가액인 2만9471억원을 웃돈다. 이 수준이 유지된다면 향후 2500억원짜리 제131회 채권이 주식으로 전환돼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크다.

GS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한도가 소진됐기에 한도를 새로 설정하는 것"이라며 "올해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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