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갈림길에 선 빙그레...보수적 경영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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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갈림길에 선 빙그레...보수적 경영 '발목'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3월 14일 14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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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이상 제자리 걸음... '1조 클럽' 신세계푸드 등과 대비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생존'의 갈림길에 선 빙그레가 종합식품기업으로 변신해 활로 모색에 나선다.

20년 넘게 제자리 걸음이라 화장품 제조∙판매 및 음식점업 등으로 눈을 돌려 반등을 꾀하려는 시도다. 하지만 그간 변하지 않은 보수적 경영이 발목을 잡고 있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오는 24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음식점업과 급식업, 포장재, 포장용기 제조∙판매업, 식품 제조∙가공 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빙그레는 과거 출시 경험이 있는 냉동밥 가정간편식(HMR)을 올해 상반기 선보여 사업 다각화에 시동을 걸 방침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1992년 한화그룹에서 분리된 빙그레가 25년 만에 그간 이어온 보수적 경영 방식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으로 바라본다.

  ▲김호연 빙그레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동생인 김호연 빙그레 회장은 그룹에서 독립한 후 빙과∙유음료에 역량을 집중했다. 그룹에서 분리 당시 부채비율이 4200%로 자본잠식 상태였던 빙그레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베이커리, 냉동식품, 편의점 사업을 정리했다. '바나나맛우유'(일명 '뚱바')를 비롯해 메로나, 투게더 등이 히트를 쳤지만 빙과∙음료 시장 위축으로 회사 안팎에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됐다.

빙그레 영업이익은 2012년 666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3년 506억원, 2014년 416억원, 2015년 31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372억원에 그쳤다.

매출도 답보 상태다. 2013년 8060억원으로 처음으로 8000억원을 넘겼지만 2014년 8200억원, 2015년 7995억원, 지난해 8131억원으로 성장이 정체됐다.

지난해만 해도 신세계푸드, KGC인삼공사, 하이트진로 등 다수 식음료 회사들이 '1조 클럽'에 가입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범 한화가' 기업으로서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빙그레가 장기적으로 사업 다각화를 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투자 비용 등 문제로 쉽게 보수적 경영이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빙그레 측도 화장품, 음식업 등의 경우 당장 구체적 계획이 있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조용선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빙그레는 현금 흐름이 좋기 때문에 타 식품회사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성장을 할 수 있었음에도 포기해왔다"며 "투자에 보수적이라 여러 사업을 실제로 추진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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