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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유통공룡' 이마트(사장 이갑수)가 중국에 진출한지 20년을 넘겼지만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한때 27개에 달했던 중국 현지 매장 수는 6개로 쪼그라들었다. '자국 우선주의'가 깊숙이 자리한 중국에서 현지화에 실패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내달 말 임대 계약이 끝나는 중국 상하이 라오시먼점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폐점하기로 했다.
작년 12월 '중국진출 1호점'인 취양점을 폐점한 지 불과 3개월 만의 결정이다. 이로써 이마트 중국 점포는 6곳으로 줄게 됐다.
지난 1997년 국내 유통업체 중 가장 먼저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마트는 2004년 2호점을 내며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했다. 2010년에는 현지 매장을 27개까지 늘리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08년만 해도 중국 매장을 100곳까지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수백억원대 적자가 이어졌고 중국 현지 매장 수는 2012년 16개, 2014년 10개로 줄어들었다.
실제 중국 이마트는 국내 위상과 다른 초라한 성적표로 신세계 그룹 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마트는 중국 진출 초기 500억원을 투자하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구조조정에 들어간 2011년에는 중국에서의 연간 순손실액이 1000억원에 달했다.
영업손실은 2014년 440억원, 2015년 351억원, 지난해 216억원으로 계속 이어졌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618억원에서 2122억원, 1680억원으로 줄어 성장성도 함께 미약해졌다는 평가다.
이마트의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이 5486억원으로 전년대비 8.6% 성장을 이어간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업계에서는 남은 6개 점포도 장기적으로는 폐점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조정에 돌입한 이후부터는 그나마 중국사업이라는 명맥만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중국에서 사실상 고배를 마신 건 외국 기업에 배타적인 중국 내 문화, 높은 점포 임차료, 입지 선정 실패 때문으로 보인다"며 "중국 현지화보다 '한국 기업'이라는 점을 내세운 게 독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상하이 라오시만점 폐점은 효율성, 수익 등을 고려해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며 "남은 6개 매장은 현재로선 폐점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