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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우선미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둘러싸고 중국과 한국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은 친(親) 중국 기업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친 중국주는 외국인 공매도 세력의 집중 사냥감이 돼 '곡성'이 높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1975개 종목에 몰린 대차잔액 누적액은 지난 3일 기준 55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보다 무려 128억9613만원 급증한 수치다. 대차잔액이란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물량으로 통상 공매도 물량과 정비례 관계를 보인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사들여 갚고 차익을 얻는 투자방식이다. 대차잔액과 공매도가 늘었다는 것은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투자한 세력이 그 만큼 많다는 뜻이다.
특히 외국인의 대차는 사드의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은 '중국 관련주'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들어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아모레G, 호텔신라, 대한항공, 롯데쇼핑 등 중국 거래 비중이 높은 기업의 공매도 비중이 급격히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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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직격탄을 받은 아모레퍼시픽과 호텔신라는 3일 기준 각각 6억7645만원, 4억7698만원 체결잔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부터 3개월 사이 각각 약 7006만원, 5711만원 규모의 대차잔고가 늘어난 셈이다.
같은 날 대한항공, 롯데쇼핑, 아모레G 등도 각각 3억8188만원, 3억1983만원, 2억7081만원 대차잔고를 기록해 전년 말 대비 1억3464만원, 1억3327만원, 8013만원 상승했다.
먹잇감이 된 기업들은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는 올 들어 각각 21.77%, 17.67%(3일 종가 기준) 하락했다.
이 기간 호텔신라, LG생활건강, 롯데쇼핑은 각각 9.03%, 7.47%, 4.29% 떨어졌다. 공매도 주문이 쏟아지면 매도 물량이 수요를 웃돌아 주가 낙폭이 더 커지는 게 일반적이다.
그렇지 않아도 사드 직격탄을 맞은 중국 관련 기업들과 개인 투자자는 외국인의 공매도 세력의 집중 포화에 이중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강송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중 관계 악화로 중국 사드 관련주의 약세가 이어지다 보니 해당 종목의 급락을 예상한 공매도 세력이 대거 가세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친 중국주가 사드와 외국인 공매도로 이중 고통을 당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개인투자자들이 비정상적 공매도 거래에 대응할 수 있도록 오는 27일부터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를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공매도 거래가 집중된 기업은 다음 날 하루 공매도 거래가 제한된다. 그러나 큰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공매도 과열 종목을 지정해 거래를 제한하면 오히려 주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