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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우선미 기자] 유안타증권이 을지로 사옥 건물주인 하나자산운용에 손해배상 소송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하나자산운용은 유안타증권 사옥 매각 입찰이 진행되는 과정에 임차인인 유안타증권이 이전을 추진해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유안타증권은 재정상황이 너무 안 좋아 비용을 줄이기 위해 위약금을 물고서라도 이전하겠다는 입장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자산운용은 오는 3일 유안타증권 사옥 매각 입찰을 진행한다.
유안타증권은 5년 전 하나자산운용과 이 건물을 오는 2022년까지 임대하기로 계약했다. 건물 매각 시 우선적으로 인수할 수 있다는 우선매수권이 추가됐다.
하지만 유안타증권은 위약금 180억원을 물고라도 다른 곳으로 이전할 가능성을 내비치며, 임대료와 인수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뿐만 아니라 서울 중구 청계천로에 위치한 시그니처타워에 입주하고자 한다는 임차의향서(LOI)를 시그니처타워를 소유한 시그니처타운에 지난달 23일 제출하며 하나자산운용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에 오는 3일 최고 2100억원에 매각하는 것을 목표로 건물 입찰을 진행하는 하나자산운용은 손해배상소송 청구 검토 등 대응에 나섰다.
이 건물의 매각 입찰을 실시하는 시점에 갑작스럽게 우량 임대인이었던 유안타증권이 이전해 공실이 발생하게 되면 최고 2100억원으로 예상하는 건물 매각가가 급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 건물은 유안타증권과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등 유안타금융그룹이 지난 2012년부터 오는 2022년을 만기로 건물 전체를 임대차해 사용하고 있다. 또 완료 시에는 5년 연장도 가능하게 돼 있다.
하나자산운용 관계자는 "우수한 입지를 보유한 유안타증권 빌딩에 대한 매수 관심이 높았는데 장기 임차인인 유안타가 나간다면 입찰에 타격을 입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안타가 이전에 대해 사전 교감이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이전을 추진해 입찰에 의도적으로 악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반면 유안타증권은 을지로 사옥의 임대료가 주변 건물의 평당 임대료에 비해 높게 책정됨으로써 재정에 빨간불이 켜졌고, 하나자산운용에 임대료 하향도 오래 전부터 요구해왔다는 설명이다. 유안타증권은 5년전부터 현재까지 연 90억원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을지로 다른 건물보다 (유안타증권 사옥의) 월세 부담이 높아 감당하기 어렵다"며 "동양사태 등 고비를 겪으면서 더 큰 부담이 됐는데 마침 시그니처에서 아모레퍼시픽이 나간다고 하니 비용 감소를 위해서 이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나자산운용에 이전할 수 있다는 뜻을 지속적으로 전달했다"며 "우선 매수할 수 있는 2100억원의 가격대도 주변 가격대보다 높기 때문에 우선매수 행사에 대한 것이 쉽지 않다고 판단되면 이전을 확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안타증권 매각 결과는 이르면 이달 안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자산운용 관계자는 "오는 3일 건물 입찰을 마감한 후 다음주에 유안타증권에 매각가를 통보하면 다음주 말에서 그다음주 초 사이에 유안타증권에서 인수 여부에 대한 답변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유안타증권에서 칼자루를 쥐고 있다. 임대료 인하를 압박하는 것은 물론 우선매수권을 기반으로 더 낮은 가격에 건물을 인수할 수 있다"며 "유안타증권 사옥 매각가는 이번 입찰가가 낮게 책정되지 않으면 현 임대료의 70% 가량인 시그니처타워로 옮기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