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지수가 미국발(發) 한파에 1,680선으로 주저앉았다.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시장에서 총 2조5천억원에 달하는 매물을 쏟아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대형은행의 위험투자를 규제하겠다고 밝힌 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전날 미 다우지수가 2.01% 급락한 데 이어 일본 닛케이지수(-2.56%), 대만 가권지수(-2.47%), 중국 상하이종합(-0.96%) 등 아시아권 증시가 줄줄이 밀렸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37.66포인트(2.19%) 내린 1,684.3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27일의 75.02포인트 이후로 최대 낙폭이다.
25.80포인트(1.50%) 내린 1,696.21에 개장한 뒤 갈수록 낙폭을 키우며 장중 1,665선까지 밀렸다.
이날 급락장은 외국인이 주도했다. 현물시장에서만 4천300억원을 순매도했다. 작년 10월 29일 4천763억원 이후로 근 3개월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코스피200 선물에서는 사상 최대인 2조737억원을 순매도했다. 종전 기록인 지난해 11월 27일의 1조4천599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에 코스피200지수 선물은 226선에서 220선으로 내렸고, 프로그램을 통해 7천억원 이상 매물이 쏟아지면서 수급을 압박했다.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업종이 3.11% 급락했다. 그동안 랠리를 이어왔던 철강금속도 3.81% 밀렸다.
기본적으로는 미국 상업은행이 레버리지 규제를 받으면서 유동성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에 글로벌 증시가 동반 하락했다.
여기에 코스피지수가 1,720선으로 급등한 상황에서 기술적인 조정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9일 1.56포인트 소폭 '숨고르기' 한 것을 제외하면 지난 14일 이후 랠리를 지속했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분석부장은 "한번 조정을 받을 타이밍이었다"며 "단기적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에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지만, 정책 효과와 IT 성장모멘텀 등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코스닥지수는 2.37포인트(0.43%) 내린 546.66을 기록, 하루 만에 하락 반전했다.
정부의 항공산업 발전방안 기대 등으로 관련 종목이 일제히 급등하는 등 테마 호재가 작용하면서 코스피지수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