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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안은혜 기자] 대한항공(대표 조원태)이 조종사 노동조합 파업과 기내 난동 사건 등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안으로는 조종사 노조와의 임금 협상 건으로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며 결국 파업을 맞았다. 밖으로는 운항 중 기내 난동 사건이 끊이질 않는데다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일면서 구설에 올랐다.
◆ 조종사 파업-기내 난동…바람 잘 날 없다
22일부터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했다. 11년 만에 첫 조종사 파업 사태다.
노조는 31일 자정까지 1차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노조 파업은 지난해 사측과의 임금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것이다.
노조는 당초 임금 인상률을 37%로 요구했다가 29%로 수정했지만 사측이 기존의 1.9% 인상안을 고수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회사에 요구한 임금인상안은 조종사 유출사태로 인한 비행안전이 무너진다는 호소"라며 파업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노조는 대한항공이 10년 간 조종사의 임금을 깎아 외국과 2~3배까지 임금 격차가 벌어져 유능한 조종사가 대거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 항공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조종사 수요가 늘자 높은 임금을 제시받은 국내 조종사들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빈자리를 경력이 적은 외국인 파견 조종사로 대체, 비행안전이 우려된다는 것.
사측은 일반직 노조와 합의한 임금 인상률을 동등하게 조종사 노조에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사측과 조종사 노조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내 난동 사건이 또 다시 벌어지면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2시 30분경 하노이에서 인천공항으로 출발한 여객기(KE480) 비즈니스석에 탑승한 임모 씨가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임씨는 만취 상태로 옆자리 승객을 때리고 승무원에게도 폭력을 휘둘렀다. 포박 제압당하는 과정에서도 그는 욕설 고함을 멈추지 않고 승무원에게 침을 뱉기도 했다.
이 사건은 난동을 목격한 유명 팝가수 리처드 막스의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졌다.
막스는 "승무원 누구도 상황을 대비하지 못했고 난동 승객을 통제하지 못했다. 혼란스럽고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미숙했던 대한항공의 대응을 비난했다.
임씨의 기내 난동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면서 국제적인 망신은 '일파만파'로 퍼졌다. 중소기업 두정물산 2세로 알려진 임씨는 9월에도 기내에서 난동을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 기내난동, 여러번 반복돼
대한항공 기내 난동 사건은 이미 여러 건 있어왔다.
2013년 4월 대한항공 여객기 비즈니스석에서 '라면이 덜 익었다'며 승무원을 폭행한 대기업 임원부터 2014년 12월 조현아 대한항공 전 상무의 '땅콩회항' 사건으로 시끄러웠다. 지난해 1월에는 가수 바비킴에게 실수로 다른 사람의 티켓을 줘 기내 난동이 발생했다.
항공기 내 크고 작은 불법 행위는 지난 5년 간 3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300건 가량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기내 폭행, 난동 행위에 대한 처벌은 미미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대한항공은 잦은 엔진 결함, 항공기 고장으로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쳤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정비 부실 항공기 운항으로 24억원의 과징금 처벌도 받았다.
바람 잘 날 없는 대한항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