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인사태풍'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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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인사태풍'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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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원장을 비롯한 고법원장 5명이 사의를 표명했거나 용퇴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달 있을 법원의 정기 인사에서 인사태풍이 몰아칠지 주목된다.

이번 인사에서는 이용훈 대법원장 취임 이후 가장 많은 법원장들이 한꺼번에 법복을 벗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2008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경기불황의 여파로 일선 판사들의 퇴직은 평년 수준을 밑돌 것으로 보여 전체 인사 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대법원과 각급 법원에 따르면 이 서울고법원장 외에 김관재(57ㆍ사시 17회) 광주고법원장, 이기중(57ㆍ사시 18회) 부산고법원장, 황영목(59ㆍ사시 18회) 대구고법원장 등 4명이 최근 사의를 표명했고, 박국수(63ㆍ사시 15회) 사법연수원장도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구욱서(55ㆍ사시 18회) 대전고법원장과 손용근(58ㆍ사시 17회) 특허법원장이 차기 서울고법원장 또는 사법연수원장으로 거명된다.

법원 주변에서는 고법원장 외에도 지방법원장 일부가 물러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번 인사에서 이 대법원장이 취임한 지난 2005년 9월 이래 사실상 가장 많은 법원장들의 동반사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지난 2006년 8월 이동흡 수원지법원장, 민형기 인천지법원장, 김종대 창원지법원장, 목영준 법원행정처 차장이 잇따라 헌법재판관에 임명되고, 법원장 3명이 사직해 7개 법원장 자리가 공석이 되긴 했지만 그때는 특별한 `외부 변수'가 있었다는 점에서 상황이 달랐다.

지난해 9월에는 오세욱 광주고법원장과 유원규 서울가정법원장이, 2008년 1∼2월에는 박송하 서울고법원장과 이주흥 서울중앙지법원장, 권남혁 부산고법원장, 이호원 서울가정법원장이 각각 사직했고 2006년 8월에는 고법원장 1명과 지법원장 2명이 물러났다.

이번 인사에서는 법원장과 마찬가지로 차관급인 고등법원 부장판사 일부도 사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지방법원 부장판사 가운데 몇 명이 `법관의 꽃'으로 불리는 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할 것인가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법원은 내달 5일께 법원장급 인사를 시작으로 10~11일께 고법 부장, 22일 지법 부장 인사를 각각 단행할 예정이다.

고법 부장 승진인사는 법원장과 고법 부장판사 중 몇 명이 사퇴하느냐와 공석 또는 겸직 중이거나 신설되는 고법 부장급 자리가 몇 개냐가 가장 큰 변수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광주고법 전주부에 고법 재판부가 1개 더 신설될 예정이어서 고법 부장 1명이 충원돼야 한다.

또 김용균 서울행정법원장이 겸직 중인 서울가정법원장에 다른 인사가 보임될 경우 한자리가 더 늘어나며, 전국 지법 중 고법 부장이 맡는 수석부장판사 자리 3곳 가량이 공석이어서 이를 모두 채울지 여부도 관심사다.

이런 요인을 두루 감안하면 올해 고법 부장 승진자는 15∼20명선으로 예상된다. 이 대법원장 취임 이후 고법 부장 승진자는 2006년 20명, 2007년 14명, 2008년 13명, 지난해 15명이었다.

올해 승진자는 첫 대상인 사법시험 27회(연수원 17기)를 중심으로 연수원 16기 일부와 재야 출신 경력 법관들이 포함될 것이라는 게 법원 안팎의 관측이다.

그러나 고등부장급 이상 고위법관 그룹과는 달리 지법 부장이나 평판사들 중에서는 퇴직자가 예년보다 많지 않을 전망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경기불황 등의 여파로 변호사 개업을 하는 판사들의 수가 줄어 인사 변동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일선 법원의 한 부장판사도 "고위 법관 외에는 스스로 법복을 벗는 판사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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