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대표팀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한국 출전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꿈을 이루려고 '약속의 땅' 루스텐버그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루스텐버그의 올림피아파크 스타디움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도착 후 처음으로 2시간 정도 담금질을 했다.
루스텐버그는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 기간 베이스캠프를 차릴 곳. 해발 1천250m에 있어 아르헨티나와 본선 조별리그 2차전이 1천753m의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걸 고려하면 고지대 적응에 적합하다.
전날 밤 17시간여의 비행과 3시간여의 차량 이동으로 여독이 쌓인 25명의 태극전사는 현지시각으로 5일 오후 숙소인 헌터스레스트호텔에 여장을 풀고 2시간 정도 휴식을 취한 뒤 곧바로 훈련장으로 장소를 옮겨 현지 적응을 겸한 피로 회복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에는 이동국(전북)을 비롯한 국내 프로축구 K-리거 22명과 이정수(가시마)를 포함한 일본 J-리그에서 뛰는 3명 등 25명이 모두 참가했다.
'저승사자'로 불렸던 네덜란드 출신의 체력 담당 트레이너 레이몬드 베르하이옌과 미카엘 쿠이퍼스도 이날 도착과 함께 훈련장을 찾아 선수들의 스트레칭 등 피로 회복 훈련을 직접 지휘했다.
베르하이엔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사령탑이던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을 도와 선수들의 강철 체력을 완성하며 한국의 `4강 신화' 창조에 힘을 보탰고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보좌했다. 그는 친근한 이미지와 달리 지옥의 `셔틀런'(왕복달리기) 등 강도 높은 훈련으로 선수들로부터 `저승사자'로까지 불렸던 인물이다.
선수들은 가벼운 러닝훈련으로 첫날 훈련을 시작했고 패스 연습에 이어 골키퍼 3명을 뺀 22명이 두 개조로 나눠 전.후반 10분씩 미니게임으로 해발 1천250m의 고지대 적응에 들어갔다.
김두현(수원)이 훈련 중 오른쪽 발목을 삐끗했지만 큰 부상은 아니어서 얼음찜질로 부기를 내렸다.
지난 시즌 K-리그 득점왕과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이동국도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에 나가지 못했던 `악연'을 이번만큼은 털어내려는 듯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에 임했다.
또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8강 진출에 앞장섰던 청소년 대표 출신 `3총사' 구자철(제주), 이승렬(서울), 김보경(홍익대)과 이동국의 뒤를 받칠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도 허정무 감독의 눈도장을 받으려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허정무 감독은 훈련 후 인터뷰에서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타고 와 걱정을 했는데 젊은 선수들이 많아서인지 회복 속도는 빠르다. 볼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려고 미니게임을 조금 해봤지만 킥과 패스의 속도가 빠르다. 10분씩 패스 및 게임 위주로 했는데 전반과 후반이 확 다르다. 전반에는 프레싱(압박)이 강했지만 후반에는 느슨해졌다"며 고지대 적응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허 감독은 그러나 "시간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그런 점을 익히려고 여기에 왔고 이번 기회에 적응하고 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어 "해외파 선수들이 빠져 (전체의) 반쪽도 되지 않는 선수들이 왔다. 이 가운데서 월드컵 본선에 나가 큰 역할을 해줄 선수가 나오기를 기대하며 그런 훈련에 맞출 것이다. 세 경기를 하면서 고지대 혹은 남아공에서 누가 적응이 빠르고 좋은 컨디션을 보이느냐도 우리가 보는 초점이 될 것"이라며 23명의 태극전사 최종 엔트리 선정 기준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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