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28m!"
초대형 스크린을 통해 100부터 숨가쁘게 달려가던 숫자가 828에서 멈추자 4일 부르즈칼리파(옛 부르즈두바이) 개장식에 참석한 6천여명의 관람객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세계 최고 높이의 부르즈칼리파의 최종 높이가 공식적으로 첫 공개된 순간이었다.
이날 개장식은 10여명의 스카이다이버가 부르즈칼리파 주위를 선회하며 고공낙하쇼를 선보이는 것으로 시작됐다.
아랍에미리트(UAE) 국기를 구성하는 빨강, 초록, 검정, 흰색 등 4가지 색상의 낙하산이 하늘을 가르며 선회하다 행사장에 사뿐히 내려앉는 모습은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어 부르즈칼리파 옆 호수에서는 최고 150m 높이의 물살이 치솟는 분수쇼가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했다.
축구장 20배 크기의 광활한 인공호수 한 가운데에서 거대한 물살은 일반 건물 50층 높이까지 치솟으며 장관을 이뤘다.
수직으로 뻗은 부르즈칼리파와 대조적으로 수평으로 길게 설치된 초대형스크린에서는 착공부터 완공까지의 장면이 영상으로 펼쳐졌다.
관람객들은 척박한 사막의 땅에서 건물이 한층한층 오르며 외관을 갖춰가는 화면 속 장면에서 쉽게 눈을 떼지 못했다.
이날 행사의 압권은 단연 불꽃놀이였다.
현란한 레이저쇼로 분위기가 고조될 즈음 건물 각층에서 뿜어져 나온 불꽃은 순식간에 건물 전체를 휘감았다. 다채로운 원색의 불꽃 향연은 아랍풍의 박진감 넘치는 음악과 어우려져 밤하늘을 밝게 수놓았다.
남산의 3배가 넘는 높이의 초고층 건물이 마치 불꽃으로 샤워를 하는 듯한 장면은 숨을 멎게 할 만큼 화려했다.
이날 불꽃놀이는 하늘이 아니라 건물 자체를 무대로 삼았다는 점에서 기존의 불꽃놀이와는 차별화됐다는 평을 받았다.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취재진 300여명은 역사적인 순간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했다.
이날 취임 4주년을 맞은 셰이크 모하메드 두바이 통치자 역시 VIP석에서 미소를 머금은 채 흡족한 표정을 짓는 장면이 스크린을 통해 간간이 비춰졌다.
채무 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두바이지만 이날 하루만큼은 축제를 만끽하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