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방송인 아닌 뮤지션 존박이 연 거대한 서막 'Prel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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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방송인 아닌 뮤지션 존박이 연 거대한 서막 'Prel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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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종효 기자] 존박은 원래 가수다. 많은 사람들이 '음악의 신'을 비롯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어리바리하고 약간은 똘끼(?) 있는 '냉면 마니아' 존박을 많이 기억하지만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은 존박은 연차보다 훨씬 연륜있는 뮤지션이었다.

존박은 10월 22일와 23일 양일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데뷔 이후 첫 단독콘서트 'Prelude'를 가졌다.

존박의 첫 단독콘서트 소식에 먼저 든 생각은 사실 '단독콘서트에 쓸 수 있는 셋리스트 레퍼토리가 있는가', '단독콘서트를 열 만큼 역량이 되는가' 등 부정적인 의심에 집중돼 있었음을 고백한다. 존박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유니크한 창법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공연에 필요한 것은 단지 그뿐만이 아니란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든 당연한 생각이었다.

▲존박 콘서트 'Prelude'(사진=뮤직팜 제공)

그러나 존박은 이같은 의구심을 실력으로 날렸다. 존박이 2012년 미니앨범 'Knock'로 정식 데뷔를 했으니 햇수로 5년차 가수지만 공연 무대를 이끌어가는 존박은 데뷔 후 첫 단독콘서트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능숙했다.

그도 그럴것이 존박은 이번에 데뷔 후 첫 단독콘서트를 가졌지만 이전에 '그랜드민트 페스티벌(GMF)', '뷰티풀 민트 라이브', '라이프플러스 피크닉 페스티벌' 등 여러 뮤직 페스티벌에서 착실히 내공을 다져왔다.

소속사 뮤직팜에 공연 위주의 뮤지션들인 김동률, 이적이 속해 있어 호흡을 맞춰 왔다는 점 역시 존박이 빠른 내공을 다진 원동력으로 보인다. 실제 김동률은 존박의 공연 현장을 찾아 관람했으며 공연 후 SNS를 통해 성공적으로 끝난 존박의 공연을 칭찬했다.

▲존박 콘서트 'Prelude'(사진=뮤직팜 제공)

존박의 다른 모습, 적확히 말해 본모습을 볼 수 있는 3,000여명 관객이 꽉 들어찬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은 존박의 티켓 파워를 입증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가능성을 시험한 것이 성공적이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김동률이 존박의 데뷔 앨범을 위해 만든 곡 '왜 그럴까', '이게 아닌데'로 시작한 존박은 2시간에 이르는 공연 내내 관객의 시선을 고정시켰다. 존박은 셋리스트 레퍼토리가 부족하지 않을까 한 우려를 날리듯 그간 앨범에서 지나쳤던 노래도 한 소절 한 소절 가슴에 꽂히도록 부르는 힘을 보여줬다. 이는 때로는 감미로우면서도 때로는 호소력이 느껴지는 존박의 보컬이 지닌 매력이다.

스태프들과의 호흡도 좋았다. 존박은 무대 연출, 음향, 조명 스태프들과 여러 번 손을 맞춘 것처럼 매끄러운 공연을 진행했다. 선곡 역시 훌륭했다. 모든 이가 아는 노래를 중심으로 선곡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오프닝부터 시작해 중요한 타이밍엔 과감한 선곡으로 셋리스트를 배치, 존박을 잘 알지 못하는 이들조차 새로운 음악을 듣게 해 공연이 끝날 때쯤엔 존박에 매료되도록 했다.

존박은 특히 공연 내내 각 곡에 얽힌 얘기를 들려줘 마치 공연 해설서를 함께 읽어주는 듯한 친절한 모습을 드러냈다. 또 각 곡에 참여한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자신이 직접한 곡을 소개하는 멘트에선 뮤지션으로서 진지한 고민을 하는 존박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존박 콘서트 'Prelude'(사진=뮤직팜 제공)

1부가 어떻게 지나갔나 싶을 정도로 몰입도가 좋았던 공연은 1부 후 인터미션의 브릿지 영상 '존박의 하루'로 관객의 집중도를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도 함께 긴장한 관객을 완화시켰다.

2부 들어 존박의 힘있는 보컬, 섹시한 보컬이 번갈아 빛을 발하는 'U'와 'Higher'를 연달아 불러 가창력을 증명한 존박은 '다시'에서 MC다빈과 호흡을 맞춰 힙합 스타일의 그루브도 자연스레 소화했고 'Baby'에선 관객에게 '끼'를 부리는 팬서비스까지 확실히 선사했다.

화려한 조명과 함께한 'Too late'로 공식 공연 마지막곡을 장식하는, 허를 찌르는 셋리스트를 선사한 존박은 앙코르 마지막곡으로 'Falling'을 불러 관객들에게 잔잔한 마지막 감동을 안겼다. 팬들은 슬로건을 준비해 아름다운 공연을 한층 더 아름답게 만들었다. 그렇게 존박의 데뷔 후 첫 단독콘서트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존박 콘서트 'Prelude'(사진=뮤직팜 제공)

성공적인 공연을 선보인 존박은 "정말 기억될 만한 공연이었다. 첫 공연이었던 만큼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좋은 무대를 선보일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존박은 2012년 2월 미니앨범 'Knock', 2013년에는 정규 1집 앨범 'INNER CHILD'를 발표했다. 특히 정규 1집 앨범에서 존박은 직접 프로듀싱을 맡으면서 싱어송라이터로 자리매김했다. 이어 각종 OST 참여, 프로젝트 앨범, 싱글을 발매하며 자신의 음악적 지평을 넓혀왔다.

지난 7월 15일 싱글 '네 생각'을 발표하고 17주 동안 음악차트 상위권을 수성하고 있는 존박은 이날 공연을 통해 공연형 뮤지션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존박 콘서트 'Prelude'(사진=뮤직팜 제공)


이번 존박의 콘서트 제목은 'Prelude', 즉 '서막'이다. 이번 콘서트에 붙은 가장 많은 수식어는 '데뷔 후 첫 단독콘서트'다. 이제 서막을 연 존박이 공연계에서 굵은 획을 그을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존박은 콘서트를 통해 관객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향후 공연 무대를 통해 팬들과 잦은 음악 소통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향후 예능 프로그램에서 얼굴을 자주 볼 수 있는 '방송인' 존박보다 공연에 집중하는 '음악인' 존박의 모습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뮤지션 존박의 공연 행보는 말 그대로 이제 서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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