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이승환 리허설 '비포 빠데이', 괜히 공연장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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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이승환 리허설 '비포 빠데이', 괜히 공연장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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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종효 기자] 이승환이 '리허설 공연'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BEFORE 빠데이' 공연장(사진=김종효 기자)

뮤지션 이승환은 10월 7일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BEFORE 빠데이' 공연을 개최했다. 'BEFORE 빠데이'는 다음날인 8일 같은 장소에서 진행되는 7시간에 달하는 공연 '빠데이7'의 리허설을 공개하면서 자연스러운 공연을 한다는, 이른바 '리허설 공연'이다.

이승환은 해외 공연 업계에서 일반화된 형식의 '리허설 공연'을 국내 대중가수에선 처음으로 시도했다.

이날 'BEFORE 빠데이'는 '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관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를 잘 살렸다. 실제 공연 리허설처럼 연주, 음향, 조명 등 사실상 공연 전반에 걸쳐 모든 부분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으로 '총연출가 이승환'의 모습을 보였다.

▲'BEFORE 빠데이' 공연장(사진=김종효 기자)

놀라울 정도로 매우 편안한 차림을 한 채 등장한 이승환은 처음엔 관객을 의식한 듯 노래하는 중간 수신호를 주로 사용하며 음향 밸런스 등을 조절했지만 서너곡이 지나가고부터는 본격적인 공연 연출가로 변신했다.

이승환은 인터미션 때 각 팀의 동선, 경호팀이 일정 특수효과 때 취해야 할 움직임은 물론 영상 송출 때 밴드들의 이동 형태나 하드웨어가 문제를 일으켰을 시의 플랜 비(Plan B)까지 미리 구상해둔 것을 스태프들에게 주지시키기도 했다. 그 중 여러 차례 강조한 것은 바로 안전 문제였을만큼 이승환은 무탈한 공연이 최선이라고 여기고 있다.

당초 세웠던 계획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과감히 변경을 요청했다. 이승환은 중계화면과 공연장 내 스크린의 카메라워크부터 조명의 강약도 수시로 변경 아이디어를 제시했으며 이날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내일 ㅇㅇ로 바뀔 수도 있다", "내일 ㅇㅇ해달라" 등 변경 사항은 얼마든지 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BEFORE 빠데이' 공연장(사진=김종효 기자)

이날 이승환이 체크한 것은 밴드, 스트링 팀, 코러스, 댄스팀, 조명, 음향, 영상, 레이저를 비롯한 특수효과(공연장을 찾은 팬들에게 신상 특수효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무대장치 추가 및 제거, 각 스태프 주의사항, 팀별 요청 등이었다. 그런데도 극히 일부만 보여준 것이라는 것이 더 놀랍다.

이승환은 놓치기 쉬운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쓰고 리허설을 하는 것에 집중했다. 이승환은 "리허설 때 미리 해봐야 할 것을 안 하고 그냥 지나가게 되면 본 공연 때 60%는 분명히 틀린다. 그래서 최대한 본 공연처럼 실행해보려 한다"며 "특히 내일 공연은 7시간을 넘어가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실수하면 흐트러질 수 있다. 조명 오퍼레이터도 3개 팀으로 나눠 운용한다"고 설명했다.

▲'BEFORE 빠데이' 공연장(사진=김종효 기자)

그래서인지 후반부 들어 이승환의 커뮤니케이션은 꽤 잦아졌다. 또 스태프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했고 특수효과나 무대연출시 안전 걱정의 빈도도 잦아졌다. 이승환은 "모든 것을 최악의 상황으로 가정한다. 벼랑에 서서 공연하는 꿈도 꾼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승환이 수차례 비밀 유지를 당부했기에 그 어느 것도 스포일러를 하지 않겠다. 그러나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8일 '빠데이7' 본공연은 충분히 기대를 하고 와도 절대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BEFORE 빠데이' 공연장(사진=김종효 기자)

올해 '빠데이7'은 지난해 6시간 21분보다 40분가량 길어진 러닝 타임에 70여곡 이상의 셋리스트를 예고해 공개 전부터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티켓 오픈과 동시에 1분 만에 2200석 전석이 매진돼 '최장시간 공연, 최단시간 매진'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또 관객들의 식사와 음료, 간식, 과일, 매점 쿠폰 등 총 4,000만원이 넘는 통 큰 '역조공'과 공연장 운영을 비롯한 티켓 사고 방지, 암표 근절 등을 위한 철저한 시스템을 구축 등 관객들을 최우선으로 배려하는 '착한 공연'으로 주목받는다. 이승환은 7일 '리허설 공연-BEFORE 빠데이'로 새로운 공연 역사의 장을 열었고 8일 '빠데이7'로 기존의 공연 역사를 갈아 엎는다. 출격 준비는 끝났다.

여러분, 진짜 '공연'이라는건 이렇게 만들어지는 겁니다.

▲'빠데이-26년' 공연 中(사진=김종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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