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에 과다 친절이 파면 대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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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에 과다 친절이 파면 대상인가
  • 김재훈 최미혜 기자 edgenews@naver.com
  • 기사출고 2009년 12월 18일 1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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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 '베스트직원'사직종용…"도둑이 제발 저린 꼴" 비난

 

"포상을 해도 모자란 판국에 사직하라니......"

 

LG전자가 소비자에게 정확한 제품정보를 제공한 자사 A/S기사에게 사직을 종용한 사실이 제보에 의해 확인돼 파장이 예상된다.

 

LG전자 측은 진위여부를 파악키 위한 본보의 취재요청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도둑이 제발저린 것 아니냐"는 비아냥이 일고 있다.

 

◆ 소비자 알권리 충족 = 사직서 제출?

 

LG전자에서 300만원대 PDP TV를 구입해 사용하던 최모(32, 충남 태안군)씨가 최근 본보에 제품하자를 제보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지난 2006년 해당제품을 구입한 최씨는 사용한지 몇 개월 지나지 않아 HD방송 시청에 장애를 겪었다. 유선방송 업체에 확인해 본 결과 TV자체 결함때문으로 드러났다.

 

이후에도 TV에는 크고 작은 고장이 발생됐고, 급기야 3년이 지난 2009년 현재 화면과 소리모두 '먹통' 상태가 돼 버렸다.

 

최씨가 알아본 바 수리비용은 수 십만원을 훌쩍 넘겼고, 품질보증기간이 지난상태라 이 비용을 최씨는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최씨는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LG전자 서비스센터에 수리를 의뢰했고, 지역을 담당하는 A/S기사 정모씨가 최씨의 집을 방문했다.

 

최씨가 가격대비 품질과 관련한 불만을 토로하자 정씨는 "과거 사용하던 브라운관 TV보다 PDP TV 수명이 짧은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최근 들어 PDP TV 가격이 내려간 것은 단가 절감을 위해 내부 부품들을 줄인 이유가 크다"며 "소비자는 이러한 사실도 모른 채 제값도 못하는 TV를 비싼 값에 구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며칠 뒤 정씨는 수리차원에서 최씨의 TV를 본사로 옮기기 위해 다시 방문했다. 그런데 정씨는 "혹시 인터넷(컨슈머타임스)에 제품불만과 관련한 글을 올린 적 있느냐"고 조심스레 말했다.

 

내용인 즉, 앞서 언급한 최씨의 제보내용에 정씨의 발언이 인용된 것을 확인한 LG전자 관계자가 정씨에게 시말서를 요구하고 사직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알권리를 위해 정씨가 최씨에게 밝힌 제품관련 정보가 LG전자에 불리한 내용이었다는 것이었다. 정씨에게 이른바 '미운털'이 박힌 셈이다.

 

◆ "힘없는 A/S기사가 무슨 죄가 있느냐" 분통

 

최씨에 따르면 당시 정씨는 안절부절 하며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최씨의 관심사는 제품 A/S에서 정씨의 딱한 사정으로 넘어왔다.

 

자신의 제보로 인해 정씨가 궁지에 몰렸다는 판단과 더불어 LG전자 측의 행태에 대해서도 최씨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었다.

 

최씨는 "이것이 LG전자의 실체"라며 "힘없는 A/S기사가 무슨 죄가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어 "정씨는 회사의 기밀을 누설한 것도, 명예를 실추시킨 것도 아닌 일반적인 사실을 설명한 것 밖에 없다"며 "정씨에 대한 LG전자의 압력은 부당한 처사"라고 힘줘 말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측은 기자의 거듭된 사실여부 확인전화를 응대하지 않았다.  

 

한 소비자는 "LG전자 제품의 문제를 꼬집어 말 한 것이 아닌 일반적인 사실을 설명한 엔지니어에게 사직을 종용한 행동은 대기업답지 못한 횡포"라며 "도둑이 제 발 저린 상황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LG전자 측을 강하게 힐난했다.

 

또다른 소비자는 "LG그룹의 경영이념과 그에대한 실천의지가 LG전자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옳은소리하는 직원들을 해고하는데 시간낭비하지 말고 제품품질을 개선하는데 힘을 쏟는다면 삼성전자를 따라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LG그룹은 2005년 3월 구자경 명예회장 시절 선포한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 '인간존중의 경영'과 구본무 현 회장의 '일등 LG'가 결합된 'LG WAY'를 경영이념이자 기업문화로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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