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창 앞세운 금호家 3세 경영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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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창 앞세운 금호家 3세 경영 '시동'
  • 안은혜 기자 aeh629@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08월 29일 0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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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싸움' 종료 지배구조 재개편…재계 10위 진입 과제
   
 

[컨슈머타임스 안은혜 기자] 범 금호家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이하 금호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이하 금호석화) 회장이 경영권 다툼을 최근 종료함과 동시에 아들, 딸들을 내세운 3세 경영에 본격 시동을 건 것.

소폭 '물갈이'가 수반되는 세대교체와 지배구조 체질개선을 병행, 재계 10위권 진입을 꾀한다는 복안이어서 향후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신규 투자를 실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 금호그룹 적장자 박세창

   
  ▲ 박세창 금호그룹 사장

28일 재계와 금호그룹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의 장남 박세창 전략경영실 사장은 그룹의 새로운 지주사인 금호홀딩스의 사내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금호홀딩스는 이달 12일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의 합병으로 공식 출범한 지주사로 박삼구 회장 등 오너 일가가 70%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금호기업 등기이사였던 박 사장이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 간 합병으로 금호홀딩스로 넘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3세 경영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 보고 있다.

금호家 3세 중 장손은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故박성용 2대 회장의 장남 박재영이지만 회사 경영에 관심이 없어 지난 2009년 금호 계열사 지분을 모두 처분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창업주 둘째 아들 故박정구 금호그룹 전임 회장의 아들 박철완은 금호석화로 가면서 박세창 사장이 금호그룹의 적장자가 됐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박 사장은 졸업 후 2000년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 AT커니에 입사해 3년 간 근무한 뒤 매사추세츠공과대학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2005년 금호타이어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입사한 박 사장은 1년 만에 전략경영본부 이사로 초고속 승진했다.

박 사장이 금호타이어에 10년 간 근무하는 동안 금호그룹은 대우건설(2006년), 대한통운(2008년)을 인수하면서 재계 10위권에 진입했다. 그러나 무리한 인수로 그룹이 위기에 빠졌고, 박삼구 회장은 경영책임을 지고 총수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매각 후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2009년 채권단에 넘어가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 작업) 위기에 처했다. 박 사장은 금호타이어를 살리기 위해 채권단을 설득했고 2014년 말 워크아웃 졸업 성사에 기여했다.

경영능력을 검증 받은 박 사장은 입사 14년 만인 올 1월 금호타이어 부사장에서 금호그룹 사장직에 올랐고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아시아나세이버 대표이사 자리에도 올랐다. 금호 가문 3세 중 처음으로 대표직에 오른 것이다. 3월에는 금호산업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금호그룹은 박 사장이 주요 보직에 오른 데 이어 지주사의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그룹 지배구조 확립과 재무 안전성 확보에서 성과를 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오른쪽)과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 박삼구∙박찬구 '화해' 3세 경영 '본격'

박삼구 회장이 3세 경영 승계 체제 구축과 그룹 재건에 속도를 내는 것은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과의 화해 시점부터다.

두 형제의 싸움은 2009년 시작됐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전에서의 의견 차이로 갈등이 생긴 형제는 이후 인수 과정에서 부실 책임을 둘러싸고 충돌했다. 2010년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을,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화를 경영하기로 했다.

그룹 계열사 분리로 형제 갈등이 끝나는 듯 보였지만 2011년 금호석화가 압수수색을 받고 박찬구 회장이 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2차 갈등이 빚어졌다. 10여건의 소송이 이어졌고 지난 7월 금호석화는 아시아나항공이 금호터미널을 금호기업에 '헐값'에 매각했다며 소송했다.

그러다 이달 11일 금호석화는 돌연 소송을 취하했다. 주주와 시장의 가치를 추구했지만 결과적으로 경제주체간의 갈등이 부득이하게 야기됐고 국내 제도와 정서상 한계에 부딪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7년 간의 형제 갈등을 끝낸 박삼구 회장은 전반적인 그룹의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재무안전성 확보를 위해 금호홀딩스를 출범하고 아들인 박세창 사장을 등기이사 자리에 앉혔다.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역시 장남 박준경 상무와 조카 박철완 상무를 경영 일선에 배치했다.

두 사람은 금호석화의 주식을 각각 6.52%, 9.10%을 보유해 안정적인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박 회장의 딸 박주형 상무가 지난해부터 경영에 참여,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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